삼성, 조만간 이사회 열어 논의할듯
SK·현대차·LG그룹도 논의 속도

[연합뉴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18일 정경유착 발생 시 탈퇴를 조건으로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가 곧 가시화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출연금을 기업들에 요청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4대 그룹은 전경련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이재용 회장은 2016년 12월 국회 '국정농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더 이상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며 전경련 탈퇴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임시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가입이냐 미가입이냐, 확정적으로 권고하지 않고 우려를 먼저 전달했다"며 "(각 관계사) 이사회와 경영진에서 (가입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위원장은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회계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자체의 철저한 검토를 거친 후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준감위는 보도자료에서 지난달 전경련의 새로운 이름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가입 요청' 공문, 전경련 혁신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천 절차, 회계 투명성 등 운영의 공정성·객관성 확보 방안을 추가로 확인한 뒤 보고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를 바탕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5개 계열사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전경련 복귀를 본격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이번에 전경련에 복귀하면 2017년 2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 15개 계열사가 전경련에서 탈퇴한 지 6년 6개월 만에 다시 합류하는 것이다.

삼성 준감위의 권고는 나머지 그룹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도 전경련 재가입 논의에 속도를 내며 전경련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한경협이 새롭게 출범하고 쇄신한다고 하니 지켜볼 것"이라며 "한경협 활동 여부는 추후 혁신안 실천 및 변화하는 모습 등을 감안해 결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선 삼성 등 4대 기업이 전경련에 가입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 지원법 등 글로벌 공급망을 둘러싼 대외 리스크에 선제적인 대응을 하려면 대기업 의견을 모을 창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정경유착 카르텔 부활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복귀 부담이  작지 않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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