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첫 대변인을 지낸 뒤 불륜설과 내연녀 특혜 공천 의혹 등이 불거져 논란 끝에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예비후보에서 사퇴한 바 있는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한국위) 초대 회장 이력으로 다시금 구설수에 올랐다.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위원장(특위)을 맡고 있는 하태경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 전 수석은 유엔해비타트 본부와 협약 없이 유엔 산하 기구를 흉내 내 거액을 모금했다는 폭로에 대해 천벌을 운운했다"며 "협약도 없이 유엔 산하 기구 행세를 하며 거액을 기부받고, 특히 자신이 모시던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속인 분이 천벌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 의원은 전날 특위 전체회의에서 "한국위는 유엔해비타트와 기본 협약 없이 유엔해비타트 산하 기구로 행세해 44억 원을 기부받았다"며 "한국위 출범 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유엔해비타트 최초로 단일 국가위원회가 한국에 탄생했다'며 축전을 보냈는데, 문 전 대통령도 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 전 수석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특위 발표와 일부 언론 보도를 보고 드는 생각은 '천벌'이었다. 누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짐작도 했고 분명하게 알고 있다"며 "선거가 아무리 급해도 박수현 한 명 잡으려고 대한민국의 국익과 서민 주거와 청년의 꿈까지 무참히 짓밟는 짓까지 해야 하느냐. 이 많은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반발했다. 박 전 수석은 "소위 보수단체가 저를 고발하고 검찰이 소환하고 포토 라인에 세우겠지만 그런다고 선거에서 이길 것 같으냐"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바로 다음날 다시 맞대응에 나서게 된 하 의원은 박 전 수석을 향해 "특위가 이런 사실을 폭로하자 한국위는 자신들은 유엔 산하 기구 행세를 한 적이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며 "그러나 박 전 수석은 2019년 한국위 출범 이후 회장을 맡아 수많은 언론과 방송에서 한국위를 유엔 공식 산하 기구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유엔해비타트 본부의 인준까지 받았다고 하는 영상도 있다"며 "어제 특위에서 공개한 것처럼 유엔해비타트는 박 전 수석의 이런 말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공식 답변을 했다. 박 전 수석은 더 이상 국민을 우롱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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