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유 공기업지분 대거 매각 '민영화 추진'
"경제에서 국가의 역할 변화…지분보유 외 다른 방식"
철도노조 파업 심각해도 국철 개편안 프랑스 하원 통과
프랑스가 공기업 민영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공기업 지분을 대거 매각하는 법안을 마련해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13일(현지시간) '기업의 성장과 변혁을 위한 행동계획' 법안을 내주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파리의 양대 국제공항인 샤를드골과 오를리 공항을 운영하는 ADP그룹(전 파리공항공사)과 복권기업 FDJ, 에너지기업 엔지의 정부지분을 매각하는 내용이 담겼다.
프랑스 정부는 ADP그룹이 지분 50.6%, FDJ의 지분 72%, 엔지의 지분 28.7%를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구체적으로 지분을 얼마나 매각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민영화 법안은 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내년 초 발효된다.
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경제에서 국가의 역할을 관리형에서 미래투자형으로 가져가려 한다"면서 "기업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은 지분보유 말고 관리·감독 강화 등 다른 방식으로 행사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프랑스의 대규모 철도파업을 촉발한 국철 효율화 방안도 하원에서 의결됐다.
하원은 2020년부터 국내 여객철도 부문의 국철(SNCF) 독점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SNCF의 신입사원부터 복지·연급헤택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뼈대로 한 정부안을 전체 577표 중 452표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하원을 통과한 국철 효율화 방안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14일 상원에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안이 상원까지 통과하면 국영기업인 SNCF는 합작회사 형태로 전환되고 경영진의 책임경영이 강화된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철도시장 개방을 앞두고 SNCF의 비용을 절감하고 체질을 유연하게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개편을 선택했다.
프랑스 철도 노동조합들은 정부가 국철 임직원들의 근로조건과 각종 혜택을 줄이려는 것에 바발해 지난 4월부터 한 주에 이틀씩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국철 개편안은 1930년대 철도가 국영화된 이후 프랑스 최대의 개편이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