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부산 동구청장은 취임후 지난 1년간의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로 주민과의 '소통'을 꼽았다. [부산 동구 제공]

"초량지하차도·동천 침수 예방에 전념"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이 지난해 7월 1일 민선 8기 구청장으로 취임하며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동구 관내의 초량지하차도였다. 당시 김구청장은 임기가 시작되는 7월 1일 0시 초량 제1지하차도를 찾아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3년전인 지난 2020년 7월 23일 폭우로 초량 제1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시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임 청장 시절 벌어진 일이었지만 김 구청장은 '재발방지'라는 더 큰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생각했다. 

김 구청장은 지난달 '극한 호우'로 전국을 강타한 장마가 시작되기 전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3년전과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중앙대로 진입 구간 원형수로관 설치(106m) △횡단측구 설치 및 정비(25m) △충장대로 진입구간 배수시설 정비(165m) 등을 시행했다. 초량제2지하차도 역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이와 동일하게 정비를 완료하였다.

지난 7월15일부터 19일사이에 동구에 내린 비는 누적량이 무려 432.2mm였다.  그러나 도로를 통제하고 주민대피 및 재난문자를 신속하게 발송하는 등 철벽 대비로 초량지하차도는 물론 침수 우려 저지대에서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따라서 '태풍 카눈'의 부산 상륙을 하루 앞둔 9일에 김 구청장이 초량지하차도부터 점검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날 신문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는 지난달 벌어졌던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염두에 둔 듯 부산시 등 관계당국이 '지하차도 침수대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 여기에서 언급된 당국자 가운데 가장 시시각각 접근하고 있는 태풍을 앞두고 가장 바쁜 사람이 아마 김진홍 동구청장이었을 것이다. 

김진홍 구청장은 지난 7월 1일 0시 부산 동구청장 임기가 시작되는 순간 가장 먼저 '침수 위험지역'인 초량지하차도를 찾았다. [부산 동구 제공]

동구청 관계자들은 김 구청장의 근황에 대해 "오늘 하루 종일 현장 점검 다니시느라 바빴고, 오늘밤도 비상대기하며 철야근무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인터뷰를 위해 부산 동구청 청사내의 김 구청장 집무실에서 만났을 때 그는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예기치 못한 자연재난이 빈번히 일어나므로 재난대응에 예민하고 섬세하게 대처를 하여 인명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구청장은 "저지대나 지하차도 침수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선 대형 저류조가 필요한데 바닷물과 만나는 하천으로 상습 침수지역인 동천(東川) 일대에 저류조 설치를 위한 예산 230억원을 행정안전부로부터 확보했다"고 말했다. 

부산의 구도심인 부산 동구 관내에는 초량지하차도 말고도 침수가 우려되는 저지대가 더 있다. 동천(東川)이 대표 곳이다.  동천은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시작해 동구 범일동으로 흐르는 하천이다.  

동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설치키로 한 저류조는 많은 양의 빗물을 지하에 간단히 저장하여 홍수 예방과 더불어 수자원부족시 빗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구조물을 말한다. 

주민들을 위한 '생활정치', '소확행'의 밀착 행정    

이날 인터뷰는 민선8기 동구청장 취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인터뷰였다. 그러나 지난 4월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로부터 7월 중순 한반도를 휩쓴 '극한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 등 각종 재난이 화두가 된 시기였던 만큼 주민 안전에 대한 이야기로 부터 대화가 이어졌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곧바로 집중호우 등 풍수해를 대비하여 △매뉴얼에 따른 비상근무체제 유지 △급경사지, 산사태 취약지역 등 사전 점검 △동장을 중심으로 자율방재단 및 봉사활동 단체원들의 하수구 덮개 제거와 주택 인근 위험지 점검 등을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작은위험요인이라도 발견할 시 신고하면, 구에서 즉시 처리토록 했다는 말도 들려주었다. 

LH의 전관예우로 인한 감리회사와의 유착, 그로인한 전반적인 부실공사 상황을 거론하며 이와관련 부상동구의 대책이 있는지 묻자 김 구청장은 곧바로 '주민감독관제'를 거론했다. 

주민소통실에서 주민들의 민원을 상담 중인 김진홍 구청장. [부산 동구 제공]

"관내에서 어떤 공사가 시행되도 요즘은 공무원들이 감독을 못하게 돼있습니다. 업체와 유착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감리회사가 이를 맡아서 하는데... 보세요. 요즘 감리회사도 시공자와 유착해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까.  그래서 도입한 제도가 시설 이용의 주체인 주민이 직접 감독할 수 있도록 한 '주민감독관제' 입니다." 

주민감독관제는 주민이 추천한 주민 감독관이 공사 현장을 살펴 본후 문제가 발생하면 보고토록 해 현장을 구청장이 현장을 직접 확인 시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제가 구청장으로 당선돼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이 주민들과의 소통입니다. 주민감독관제 뿐 아니라 초량역 등 지하철 역사 4곳에 '현장민원실'을 운영 퇴근길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한 것도 그같은 사업의 일환입니다."

그같은 얘기를 하며 김 구청장은 '생활정치', '소확행' 등의 생각도 피력했다. 

"지역주민들의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서 현장방문을 통해서 주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시간들을 많이 가졌습니다. 현장에서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크고 작은 민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김 구청장의 그같은 노력의 결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시설과 제도의 운영으로 나타나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찾아가는 칼갈이·우산수리센터' 운영, 어르신이 많은 동구의 특성을 감안 '마을지기사무소'와 '이바구 빨래방'과 '행복콜' 운영 , '반려식물 화분갈이 체험교육' 등이 대표적인 사업들이다. 특히 어르신을 위한 대책이 눈길을 끈다. 부산 동구의 인구는 약 8만여명으로 그중 35%가 65세 이상이다. 

연로한 어르신들을 위해 관내에 4곳 설치된 '마을지기 사무소'는 기사가 상주하며 전기나 수도 등 간단한 공사를 대신해주며, '이바구 빨래방'은 이불 등 큰 빨래를 도와주고 '행복콜'은 병원이나 지하철역, 동사무소 등을 찾아갈 때 월 5회 이용할 수 있는 교통편이다. 

또 민선7기에 초량천 입구에 설치된 초량공공조형물에 대한 주민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철거 이전에 성공,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초량천 입구에 있던 '초량살림숲'이라는 이름의 조형물은 설치 당시 주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인근 주민의 철거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었왔기에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을 거쳐 현대미술관으로 이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낙후 원도심의 '주거환경개선' 발벗고 나서

김 구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그처럼 취임후 1년 동안의 여러 사업들을 회고하는 동시에 남은 임기내 꼭 해결하고 달성해야 할 숙원 사업도 털어 놓았다. 

"지난 6월 실시한 '구정만족도' 여론조사 결과 동구 주민여러분들이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 사항이 '주거환경개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산 동구는 해운대 등 신도시와 비교해볼 때 현재는 낙후된 '원도심'으로 여겨지지만 우리 근현대사을 돌아볼 때 부산 동구 일대는 부산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개발 시대에 부산 중심지였기 때문에 빚어진, 지나치게 높은 지가(地價) 등으로 본의 아니게 소외되며 산복도로로 대표되는 낙후된 주거환경, 열악한 도시기반시설, 인구고령화 등의 문제를 떠안게 됐다. 

부산 북항을 조조망할 수 있는 산복도로 '망양로'. [부산 동구 제공] 
벚꽃 만개한 산복도로 '망양로'. [연합뉴스]

김 구청장은 "부산 동구가 지닌 여러 문제점 에서도 특히 산복도로인 망양로의 고도제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복도로는 부산의 소중한 도시문화자산이기도 하지만,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와 지역개발에 걸림이 되고 있습니다. 산복도로보다 건물을 높게 올리지 못하는 고도제한 구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인근 재개발 아파트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산복도로 계단들이 높고 고르지 못해서 보행하기에 수월하지 않고요.이에, 지역 내 재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불필요한 주거환경개선지구의 해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산복도로(山腹道路)는 특정 지명이 아닌 보통명사로 경사지까지 개발이 이뤄져 생긴 도로를 말하며 문자 그대로 산의 중턱을 지난다.  

부산 동구 관내의 산복도로인 '망양로'는 1964년 부산 원도심 고지대 산비탈을 따라 만들어진 첫 번째 산복도로다. 부산시는 1972년부터 조망권 확보를 이유로 망양로 일대를 고도제한지구로 정하고 건축물 최고 높이를 제한해 왔다.

이에 따라 산복도로 아래에서는 도로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없고, 산복도로 위에서는 구간마다 10∼30여m 높이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다.

부산 동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용역을 시작해 건축물·토지 현황조사, 인접 지역과의 형평성 조사를 한 결과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했다. 

경관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초고층 건물로 인해 망양로 조망이 대부분 차폐되었으며, 향후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이 이루어진다면 최초 지정목적인 해안조망 보존의 의미가 높이 제한과는 관계없이 훼손되는 실정이다.  부산 동구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시에 고도 제한 해제를 요청한 상태다.

"우선 경남여고 후문 앞 계단, 동여자중학교 계단, 수정4동 공영주차장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중앙대로에서 산복도로까지 연결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좌천동에 있는 기존 경사형 엘리베이터는 좌천시민아파트까지 연결해 주민 이동 편의를 높이고 부산포 개항 가도를 찾는 관광객에게도 편의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이어서 김 구청장은 '주건환경개선 사업'도 소개했다. 

"매축지 마을에 2040가구 규모의 재개발이 준공했고, 범일동과 초량동 일원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주거환경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주거환경개선지구에 대해서는 현재 두 개 구역(좌천동, 범일동)에서 해제를 위하여 관련 절차를 이행하고 있습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이란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정비기반 시설과 공동이용시설 확충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불량한 주거지와 제반시설 모두를 바꾸는 '재개발'과 확연히 다르다.

부산엑스포, 북항 개발은 동구 발전 '기폭제'

김진홍 구청장은 인터뷰 마무리에 민선8기 구청장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올해 구정운영 주요과제인 재개발사업을 통한 주거환경개선,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사활을 걸겠습니다. 북항재개발 완성을 통해 원도심이 상승 발전할 수 있도록 하고, 그 혜택이 동구에 돌아오도록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 구청장은 '2030세계박람회 유치'와 '북항개발'이야말로 부산 동구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8월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엑스포 유치 TF를 신설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엑스포팀을 신설・상설・기구화했고, 전국노래자랑 등의 이벤트도 개최해 세계박람회 유치 열기를 끌어올렸습니다. 4000여명의 민간홍보단도 구성했습니다. 민관이 합심하여 선제적인 홍보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부산 동구 구민들과 함께 부산엑스포 실사단을 환영하고 있는 김진홍 구청장(가운데). [부산 동구 제공]
지난 5월 개방한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구역의 친수공간. [부산시 제공]

지난 4월 파트릭 슈페이트 국제박람회기구(BIE) 행정예산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실사단 8명이 KTX를 타고 부산에 방문했을 때 김진홍 구청장과 동구 주민들은 일제히 실사단을 환영하기 위해 부산역으로 향했다. 

당시 언론은 "부산엑스포 실사단은 무려 5500여명에 이르는 부산시민들의 환영 결기를 보고 부산의 엑스포 유치 열망을 확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김 구청장을 중심으로 해 부산 동구가 엑스포 유치에 더욱 앞서나가는 이유는 부산 엑스포 개최지 후보가 동구 관내의 북항이기 때문이다.  

"저희 동구 슬로건 중의 하나가  ‘북항시대 동구! 꿈을 현실로’ 입니다. 부산항 북항 1단계 재개발 기반 조성사업이 지난해에 마무리돼, 복합환승센터 등의 대형 건물 착공이 진행 중입니다. 북항 2단계 재개발사업은 지난해 10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해양관광, 숙박, 각종 문화공연시설을 비롯 업무, 상업, 주거 기능이 들어서게 됩니다. 북항개발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와 상호 연계해 추진 중이어서 더욱 중요합니다."

김 구청장은 인터뷰 말미에 "부산엑스포 유치와 북항개발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부산 동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또한번 강조했다.

이경택 기자 kt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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