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남성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장 내 여자 샤워실에 입장한 사건을 두고 국내 스카우트 전북연맹이 성범죄라고 주장하며 조기 퇴소까지 선언한 데 대해 해당 사건을 접수한 전북경찰청은 성적 목적의 침입으로 보기 어려워 경고 조치 후 종결했다고 밝혔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이하 '세계연맹')과 여성가족부 등도 개인의 단순 실수라고 했다. 하지만 전북연맹은 오늘 중 조기 퇴소하겠다며 언성을 높였다.

조직위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6일 브리핑에서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고, 필요하다면 경찰과 함께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성범죄 목적은 아니었다는 경찰 조사 결과를 전한 것으로 김 장관은 전북경찰청 관계자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김효진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지난 3일 피해자, 피 혐의자(태국인 남성), 참고인 조사를 했다"며 "(태국인 남성이) 성적인 목적으로 샤워실에 침입한 정황을 발견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피 혐의자의 자세한 진술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당시 샤워실 상황이라든가 관련자 진술에 따라 그렇게 판단했다"며 "건조물 침입 등 다른 범죄 혐의가 없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도 "세계 연맹이 조사를 위해 투입한 '세이프 프롬 함'(safe from harm) 팀은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한 일로 보고 가벼운 경고 조치를 취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고 말했다. 제이콥 머레이 세계연맹 국장도 "청소년 보호를 위해 파견된 세이프 프롬 함 팀에서 구체적이고 집요하게 수사한 결과 성추행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오해로 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자가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연맹은 이날 입장문에서 "조사 결과 한 남성이 아침 일찍 여자 샤워장에서 혼자 샤워를 하고 있었다. 옆에 있던 다른 스카우트 리더가 그에게 나가달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고, 결국 샤워장에서 나갔다"면서 "곧바로 조사를 실시했고 이 사건에 오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남성은 나중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서면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태연 전북연맹 스카우트 제900단 대장은 "우리 대원이 지금 앓아누웠어! 우리가 다른 걸 요구했어? 격리시켜 달라고 격리! 같이 돌아다니고 있어, 지금도! 그 성범죄자하고!"라며 고성을 질렀다.

김 대장은 "샤워하러 들어간 사람이라는데 타올 한 장 갖고 있지 않았고 비누 한 장 없었다. 격리조치나 강제 추방을 원했지만 오늘 현재까지도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늘 중으로 퇴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서 잼버리에 입소한 인원은 청소년 72명을 비롯해 80명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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