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아파트와 같은 구조
91개 단지 전수조사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누락 확인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 기준 초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보강철근 누락등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시공 결정된 검단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연합뉴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발생한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철근 누락' 사례가 다른 공공 아파트 15개 단지에서 무더기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전국 아파트 중 검단 아파트와 동일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점검한 결과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30일 오후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원희룡 장관 주재로 '공공주택 긴급안전점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LH는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LH 발주 단지 중 15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전단보강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91개 단지 중 이미 준공된 단지는 38개(38%), 공사 중인 단지는 56개(62%)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를 지지하기 때문에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한다. 그런데 필요한 만큼의 철근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10개 단지는 설계 미흡으로 철근이 빠져 있었다. 구조계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구조계산은 제대로 됐으나 설계 도면에 전단보강근 표기를 빠뜨린 사례가 나왔다. 5개 단지는 시공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이 빠진 15개 아파트의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 기준 강도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시 '불량 레미콘' 남품 등이 거론되며 레미콘업체에 화살이 돌려졌던 것도 사실무근임이 밝혀진 것이다. 

LH는 입주한 5개 단지 중 4개 단지에서 정밀안전점검을 추진 중이며, 이 단지에서는 보완 공사를 할 예정이다. 1개 단지에 대해서는 현재 보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원희룡 국토부장관과 이한준 사장은 LH 철근 누락과 경기 시흥 은계지구 상수관 문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주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날 책임자에 대한 징계와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원 장관은 LH에 "무량판 구조로 설계·시공하면서 전단보강근 등 필수 설계와 시공 누락이 생기게 한 설계와 감리 책임자에 대해 가장 무거운 징계 조치와 함께 즉각 수사 의뢰, 고발 조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사장은 "(철근 누락) 15개 단지의 설계·감리가 언제 발주됐고, 여기에 관여된 사람은 누구인지 조사해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관련자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