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킬'(Soft Kill) 방식 무기로
실탄 사격으로 격추하는 대신 
드론 신호 차단해 강제로 착륙시켜

북한은 지난 27일에 열린 '전승절'(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무인기도 대거 선보였다. [조선중앙TV 캡처]

우리 군 당국이 점증하는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헬기 장착용 '드론건(Drone Gun)' 도입을 서두르기로 했다.

앞서 북한은 26일 무기전시회와 27일 열린 이른바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 열병식 등에서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을 선보였다.

드론 잡는 무기라 해 그렇게 이름 붙여진 '드론건 (Dedrone Defender)'은 '안티 드론건(Anti-Drone Gun)'으로도 불린다. 

방위사업청은 다음 달 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국내 방산·일반 업체를 대상으로 '휴대용 드론건 사업' 예비 설명회를 개최한다.

30일 방사청에 따르면 '휴대용 드론건 사업'은 무인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안티 드론건'을 헬기에 장착하는 사업이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무기 체계를 구매할 예정이다. 군이 드론건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처음이다.

무인기를 잡는 방법은 크게 직접 파괴하는 '하드 킬'(Hard Kill)과 무력화에 중점을 둔 '소프트 킬'(Soft Kill)로 나뉜다.

이번에 도입하는 헬기 장착용 드론건은 무인기가 수신하는 GPS 신호와 지상에서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 발신하는 조종신호를 교란해 무력화하는 소프트 킬 방식을 사용한다.

'소프트 킬' 방식의 드론건은 드론을 직적 격추하는 대신 비행하는 드론의 신호를 차단하고 드론을 강제로 착륙시킬 수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군은 북한 무인기를 추적하면서 코브라 공격헬기의 20㎜ 기관포로 한 차례 100여 발 사격을 가했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또 북한으로 돌아가는 무인기를 프로펠러 항공기인 KA-1 경공격기로 추격하면서 사격할 기회가 있었으나 민간 피해를 우려해 결국 사격하지 못했다.

제트 전투기는 저속으로 비행하는 소형 무인기나 드론을 격추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빨라 임무 수행이 불가능했고, 비교적 속도가 느린 헬기와 프로펠러 항공기가 출격했지만 민간 피해를 우려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부수적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면서 무인기를 공격할 수 있는 비물리적 수단, 즉 '소프트 킬' 방식 무기체계의 도입 필요성이 커졌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헬기 장착용 드론건 개발을 상당히 진행한 상태로, 구매 계약이 체결되면 전력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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