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된 
역사지구내 '예수의 변모' 성당 파괴 
미사일 공격으로 25개 건물 무너져
어린이 3명 등 23명 사상
젤렌스키 "러시아 악행, 변명 여지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통로인 흑해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공격을 수일째 이어가면서 23일(현지시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오데사 역사지구 내 200년된 성당이 크게 파손됐다. [AP연합]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연장하지 않은채 우크라이나 흑해 곡물수출 거점인 오데사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오데사 역사지구 내의 200년된 '예수의 변모' 성당(Transfiguration Cathedral)이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및 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와 미콜라이우에 초음속 대함 오닉스 미사일과 칼리브르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오데사는 이날 다양한 등급의 19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9발이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올레흐 키페르 오데사 지역 책임자는 "미사일 공격으로 민간 기반시설, 주거시설 및 종교기관 등 최소 25개의 건축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오데사 역사지구에 있는 성당이 파괴됐다. 전쟁범죄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며 용서받지도 못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사진과 영상에는 성당 뿐만 아니라 오데사 역사지구와 중심가가 폭격으로 무너진 모습이 적나나하게 담겼다. 

'예수의 변모' 성당 측은 "파괴 규모가 막대하다. 지붕이 절반 정도 날아갔다"고 전했다. 이어 폭격이 지하에까지 영향을 미쳤으며 폭격 당시 성당에 있던 직원들도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해당 성당은 1794년 설립된 우크라이나 정교회 성당이다. 구소련 시절에 파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으나 소련 붕괴 이후 재건됐다. 오데사에서 가장 큰 정교회 건물이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엔 관광 명소였다.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전쟁 이후인 지난해 5월 러시아 정교회와의 관계를 단절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공격으로 민간 시설 파괴는 물론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22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 3명도 포함돼 있다. 

한편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복수를 언급하며 분노를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로운 도시와 거주용 건물, 성당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라며 "러시아의 악행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지난주 흑해곡물협정 만료를 선언한 이후 오데사를 연일 맹공하고 있다.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곡물이 드나드는 주요 수출입항이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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