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 외지인이 사들였다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이 올해 들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23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을 분석해보니 올해 1∼5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만3천373건 중 서울 외 다른 지역 거주자가 매입한 건수는 3천385건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거래된 서울 아파트 가운데 25%(4채 중 1채)를 외지인이 사들인 것이다.
단연 서울 안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외지인 매입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강남구였다. 지난해 1∼5월 거래된 강남구 아파트 1천5건 중 외지인 거래는 119건으로 비중이 12%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849건 중 213건(25%)으로 13%포인트나 늘었다.
다음은 마포구. 마포구는 22%(322건 중 72건)에서 35%(603건 중 210건)로 외지인 매입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은 규제지역에서 해제됐다. 아파트 가격이 고점 대비 상당 폭 하락한 데다 올해 들어 금리도 다소 안정세를 보이면서 '상급지' 갈아타기 기회를 잡는 수요자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상급지 입성을 노리고 눈여겨보던 사람들이 올해 들어 자신이 살던 집이 팔리면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을 제외한 지역은 외지인 매입 비중이 줄었다. 같은 시기 관할 시군구 내 거주자가 해당 지역에 아파트를 산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1∼5월 관할 시군구 내 거주자의 매입 비중을 보면 전국은 50.8%에서 57.3%로 6.4%포인트 증가한 데 반해 서울은 40.3%에서 36.8%로 줄었다.
지방으로 갈수록 지역 내 거주자의 매입 비중이 증가했다. 지방 광역시는 53.2%에서 57.3%로 4.2%포인트, 기타 지방은 53.6%에서 65.5%로 11.9%포인트 커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은 외지인 매입이 강남, 마포구 등 상급지 위주로 이어졌다"며 "서울 외 지역에서 관할 지역 내 거주자의 거래 비중이 높아진 점은 실수요 위주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