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고의로, 허가없이 월북"
인천공항 보안검색대 통과후 도주  
미 국방부 "1962∼1982년 사이에도
총 6명의 주한미군이 월북"

공동경비구역 판문점 병사. [연합뉴스TV 제공]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미국인은 한국에서 폭행혐의 체포 전력이 있는 현역 미군 병사로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미국인은 미군이라고 보도했다.

이 병사는 트래비스 킹 이등병이며 나이는 20대 초반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킹의 계급을 일병이라고 전했으나, 미 육군은 이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 미국 관리는 NYT에 이 병사가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가 최근 한국의 감옥에서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 병사는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텍사스주 포트블리스로 이송될 예정이었다.

실제로 그는 인천 공항까지 호송됐으나,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신 이탈해 JSA 견학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보안검색대까지 통과하고도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고 도주해 견학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왜 비행기에 타지 않고 JSA에 간 것인지 구체적인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킹 이등병은 한국시간으로 18일 오후 3시27분쯤 경기도 파주 JSA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군 구역으로 들어갔다. 

당시 외국인 여러 명이 오후 2시30분부터 4시까지 1시간30분 코스의 견학 중이었다. 이후 월북한 관광객이 미군 소속 병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투어 그룹에 속해있었다는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였다"며 "이 남성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투어 가이드들이 그를 뒤쫓았으나 잡지 못했고, 북한 병사들이 이 미군 병사를 구금했다고 NYT는 전했다.

주한미군 공보실장인 아이작 테일러 대령은 해당 병사가 "고의로, 그리고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역내 갈등이 한창 고조된 상황에서 발생했다.

NYT는 이번 월북은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처럼 한국에 배치된 미군이 자기 의지로 북한행을 선택하는 일은 드물지만, 처음은 아니다.

과거 미국 국방부는 1962∼1982년 사이에 총 6명의 주한미군이 월북한 것으로 파악한 적이 있다.

이와관련 AP통신은 1965년 주한미군으로 비무장지대(DMZ)에서 근무 중 월북해 39년간 북한에서 생활한 찰스 젠킨스 등 과거 사례를 조명하기도 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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