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억지력 유지하며 제재∙정보전 강화해야”

김정은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오후 김여정의 연설 전문을 육성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2.8.11
김정은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오후 김여정의 연설 전문을 육성으로 공개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2.8.11

북한 김여정이 미국을 위협하는 담화를 거듭 발표하는 가운데 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등 대형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계속해서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 발사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낙하하는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재진입체 능력과 다탄두 능력을 과시할 수 있고, 7차 핵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고 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나 한국의 움직임에 대응해 북한이 도발과 엄포 수위를 높인 것이 아니라 이미 지난 해부터 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한국의 틈을 벌리고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포기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여정은 지난 17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확장억제와 군사동맹 체제를 강화할수록 북한을 회담에서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잠정중단, 전략자산 전개 중단, 제재 와화 등으로 북한의 불가역적 무장해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망상’이라며, 최근 ICBM 발사는 북한의 군사적 공세의 시작일 뿐이라고 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도 VOA에 “북한이 기존의 두발 추세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ICBM이나 핵실험은 북한이 너무 절박하거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 나설 것”이라고 했다.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이 핵협의그룹을 해체하며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등 한미동맹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거나 아니면 북한 내부의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외부 위협을 계속 발생시키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면 ICBM 발사나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오판으로 인해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모종의 무력도발을 할 수 있다며, 한미는 최고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의 제재 회피에 관여하고 있는 기업, 개인, 은행의 네트워크를 추적해 북한과의 거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주요 자금 원천인 사이버 해킹 및 테러, 해외 노동자, 석탄 수출을 집중 겨냥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맥스웰 부대표는 “미국과 한국이 김정은을 실제로 압박할 수 있을 만큼 정보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지 않다”며 정보전 강화를 제안했다. 그는 “김정은의 전략이 실패하고 있으며 김정은의 정책이 북한주민들의 고통의 원인이라는 점을 북한주민들과 엘리트들에게 정보 유입을 통해 알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의 주변 사람들이 미묘한 압력을 행사해서 그의 방향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7일 VOA에 김여정의 발언은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북한의 입장을 가장 권위있고 확실하게 밝힌 것”이라며 미국과 군축회담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러한 회담에서 북한의 목표는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 현실을 인정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취급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런 회담에 참여함으로써 미국은 정확히 그렇게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여저이 합동군사훈련 일시 중단, 전략자산 전개 중단,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힘으로써 향후 군축회담에서 북한의 입장을 미리 예고했다”며 “북한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원하기에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군축회담을 이용해 한미동맹을 약화시켜 궁극적으로 종식시키고, 미국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병력을 철수하거나 최소한 감축하도록 하며,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전술, 전략 무기를 제거하고 북한이 핵능력을 이용해 한반도의 전략적 지배를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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