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동 언론발표 후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인도적 차원의 안전 장비 지원을 확대하기로 밝힌 것과 관련해 중국 관영매체가 경계하고 나섰다. 한국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편에 완전히 섰다고 평가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17일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실시하고 군수물자 지원 확대 등을 약속한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자국 전문가의 주장을 인용해 평가하는 방식을 취했다.

중국 내 한국 관련 전문가인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우크라이나 방문과 대대적인 군수물자 지원 약속은 한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 속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 편에 완전히 섰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단호히 미국 편에 서기로 결정하면서 미국 추종이라는 한국의 외교정책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결론 내렸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조치로 인해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외교 기조 변화가 동아시아와 동북아시아에 미묘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한국이 나토에 밀착하면서 한중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며 우회적으로 경계·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70여년전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한다'고 발언했던 것에 대해 "터무니없는 비유"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다즈강 소장은 "한국전쟁은 냉전에서 비롯된 것으로, 남북한 모두 통일을 원했지만 미국의 간섭으로 전쟁이 벌어졌다. 한국전쟁과 우크라이나 위기의 성격·영향력·배경은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통령이 비교한 것은 미래의 전후 우크라이나 재건 과정에서 파이 한 조각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전후 70년 동안 한국의 경제·사회적 발전을 자랑하면 향후 우크라이나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다만 다즈강 소장의 지적은 한국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단 평가다. 한국전쟁을 통해 한국 주도의 통일이 진즉에 이루어질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민해방군의 참전으로 남북분단이 고착화됐다고 한국인들은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격 방문을 자기 보고 싶은 대로만 보는 중국 관영매체의 편향된 시각이 노골적으로 반영된 기사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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