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16만명 동참하는 43년만의 파업
조합-제작사협회 막판 협상
스트리밍 재상영분배금, AI 사용 문제 입장차
작가·배우 동반 파업시 미 영화·방송 큰 타격 

넷플릭스 스튜디오 앞에서 배우조합과 연대 밝히는 작가조합의 피켓 시위. [로이터연합]

맷 데이먼, 메릴 스트리프, 제니퍼 로런스 등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영화 속'이 아니라 실제로 '제작자'를 상대로 파업에 나선다면? 그같은 일이 곧 벌어질지도 모른다.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 배우조합)이 파업 여부 투표에서 98%의 찬성표를 확보,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어 할리우드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앞서 이미 헐리우드의 '작가조합'은 지난 5월 2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어 할리우드 스튜디오에서 진행 중인 상당수 작품의 제작이 지연되거나 중단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배우조합에 따르면 배우 16만명이 소속된 이 단체는 현재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대형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막판 고용계약 협상을 벌이고 있다.   

기존 계약이 이날 오후 11시 59분(미 서부시간 기준)에 만료되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43년만의 '배우조합' 파업이라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배우조합은 지난달 7일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98%의 찬성표를 확보했다. 

전날 AMPTP가 미 연방조정화해기관(FMCS)의 중재 개입을 요청했고 배우조합도 이에 동의해 FMCS가 참여하는 마지막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배우조합은 협상을 위한 계약 기간 추가 연장에는 회의적이다. 

배우조합은 "우리는 회원들이 종사하는 광범위한 산업에서 생계를 위한 임금을 벌도록 보장하는 계약을 이뤄내고자 한다"며 "그들(AMPTP)이 그것을 테이블에 가져온다면 경청하겠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들은 출연 작품의 지식재산권이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업체에 넘어가면서 시청자들의 작품 시청 횟수대로 작가·감독·배우들에게 지급되는 로열티인 재상영분배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할리우드의 단골 조연배우인 에릭 에델스타인은 자신이 출연한 영화 '쥬라기 월드'(2015년)가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재방송될 때마다 받는 분배금이 지난 분기에 1400달러(약 178만원)였는데, 같은 기간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받은 분배금은 40달러(약 5만원)에 불과했다고 호소했다. 

이와함께 배우들은 AI 시대에 자기 외모나 목소리가 AI 생성 이미지에 무단으로 사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할 것으로 보며 이에 관한 방지대책도 요구하고 있다. 

배우조합이 실제로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1980년 이후 43년 만의 파업이 된다. 작가조합도 파업 중이어서 할리우드 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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