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유튜브 영상에 올라온 뒤 시간이 지날수록 조회 늘어나
'文 욕설 상인'에 지지층 "어디 슈퍼냐, 뇌는 장식이냐" 비난…반대측은 "화통하다" 응원
"경상도 토박이다" 지역주의적 댓글에 "전라도 말투다" 바로잡는 답글도
정치권서도 홍준표 한국당 대표 "그만큼 민생파탄" 사례로 거론
송파乙 의원 재선거 최재성 선두, 한국당 배현진 맹추격중…바른미래 박종진 3위

사진=시사타파TV 유튜브 영상 캡처

'문재인 복심'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운동에 나선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서울 송파구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최근 만만찮은 '밑바닥 민심'을 확인했다.

현충일 제63주년이던 지난 6일 친여(親與)성향 유튜브 방송채널 '시사타파TV'는 '최재성 후보 거리유세 중 대통령한테 쌍욕하는 아주머니를 만나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최 후보는 자당 구의원 후보 선거운동원 등과 함께 야간에 한 슈퍼마켓을 들렀다가 나온 뒤, 시장 상인으로 보이는 한 중년 여성과 마주하자 마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욕설 섞인 비난을 들었다.

이 여성은 "지 마음대로, 무슨 국회도 아무 것도 통과 안 하고 지 마음대로 가서 정은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판문점 가서 만나고 그런 '나이롱'(가짜를 비유)이 없어. 그 XXX XX. 빨리 문재인이는 물러나야 돼"라고 최 후보에게 손짓하면서 들으란 듯이 말했다.

최 후보가 '아니 그래도 대통령한테 그렇게…'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이 여성은 그치지 않고 "아이고 불법으로 (당선) 된 게 무슨 대통령이야"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최 후보는 "쌍욕을 하고…쌍욕을 하면 어떡해요. 예?"라고 거듭 말했고, 일행도 "그래도 욕은 하지 말아야죠"라고 자제를 요구했다.

이 여성은 "당신들 개인으로 봐서는 찍어주고 싶지만"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문재인이 오래 있으면, 그렇지 않아도 나라살림이 다 거덜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거듭 성토했다.

최 후보 일행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고 나서자 여성은 "아이고 드루킹으로 해서 댓글 조작해서 나라 다 망치게 해놓고 무슨 소리를 하고 있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일행이 "아유 맞습니다"라고 마지 못해 맞장구를 쳐 주면서, 슈퍼마켓을 등지고 멀어지는 모습으로 상황이 종료된다. 

시사타파TV 측은 영상 마지막 부분에서 "아직도 이런 분들이…"라고 별도 자막을 넣어 이 여성을 비난 대상으로 지목한다.

다만 제작 의도와 달리, 이 영상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와 최 후보에 비판적인 유권자들의 소셜미디어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6일 게재 이후 이틀 가까이 지나는 동안 이 영상은 페이스북과 포털 블로그 등을 통해 널리 회자되면서 조회수가 8일 오후 5시 기준 2만4000명을 넘었고 댓글도 250여개가 달렸다.

댓글 목록에는 여성 상인에 대해 "어디 슈퍼냐"고 묻거나, "가게 전화번호를 알 수 없을까", "마구니가 꼈다", "뇌는 장식인가", "삶이 불쌍(하다)" "기레기 보도와 가짜뉴스 때문" "진짜 요즘 XX 아줌마들 많다" 등 폄하하는 유튜브 페이지 구독자 중심 댓글이 다수였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 확산된 뒤에는 "화이팅!", "아주 화통하고 좋다!", "(발언 내용이) 팩트", "아직도 '저런 분들'이라고 놀라는 것 자체가 시장에 대한 현실 민심파악이 제대로 안 된 것", "'최재성은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떻게 했는지 알아보자"라고 여성 상인을 응원하는 댓글이 많아지고 있다.

한 여권(與圈) 지지자는 여성 상인이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는 점을 미루어 "경상도 토박이다. 경상도에 저런 사람 아직 널리고 널렸다"고 댓글로 비난했으나, 다른 유저가 답글로 "그런데 말투가 전라도다. 제가 전라도 사람이라 잘 안다"면서 "웬만한 전라도 아주머니들 절대 저렇게까지 세뇌당하지 않는데"라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영상을 통해 문재인 정부 1년 이후 경기 악화, 댓글 여론조작 사건 등으로 흔들림 바닥 민심의 일부를 감지한 듯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8일 오전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사전 투표 독려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간담회에서 "송파의 여당 모 후보가 재래시장 갔는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고 쫓겨나는 것은 그만큼 민생 파탄"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이는 최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홍준표 대표 역시 이 영상을 접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밑바닥 정서가 이렇게 다른데 어떻게 민주당 찍나. 선거라는 것은 그러하다. 지난 1년 동안 내 삶이 좋아졌나(를 통해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송파을 의원 재선거는 지금까지 여론조사상으로는 민주당 최 후보가 1강(强)을 이루고 'MBC 최장수 앵커 출신' 배현진 한국당 후보, '종편 앵커 출신'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가 추격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지난 7일부터 선거 당일까지) 이전 실시된 쿠키뉴스 의뢰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발표에 따르면, 최 후보는 과반을 넘나드는 가운데 배현진 후보가 2위로 맹추격하고, 박종진 후보가 3위를 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5~6일 송파을 선거구 거주 성인남녀 509명(1만6748명에 통화 시도, 응답률 3.0%)에게 실시해 7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출마한 후보들 중 누구를 지지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49.9%가 최 후보를 꼽았다. 다음은 배 후보 33.6%,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 8.5%, 변은혜 민중당 후보 1.1% 순이었다(잘 모름 5.5%, 없음 1.3%).

같은 여론조사기관에서 지난 3월 24일~26일 조사한 결과는 최 후보 50.9%, 배 후보 26.1%였지만 두달여 만에 격차가 8%p 가량 줄었다. 배 후보 측은 이번 조사에서 부동층이 37.5%나 되기 때문에 주말을 기점으로 역전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선전화 53%, 휴대전화 47% 비율로 실시된 ARS 임의 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p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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