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한국 견제를 위해 서둘러 위성을 발사했다고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정찰위성이 상업용 위성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미사일 전문가인 반 밴 디펜 전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은 지난 5월 31일 정찰위성 발사에서 발사체 발사 능력과 위성 자체의 역량 모두에서 결함을 보였다”며 “특히 발사체 발사 측면에서 북한이 불과 몇 주만에 발사 패드를 만들고 패드 완성 후 며칠 만에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디펜 전 차관보는 “이는 발사를 서두르라는 위로부터의 압력에 따른 것이 분명하다”며 “이럴 경우 항상 실패와 실수가 따르기 마련”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이 쏘아올린 위성은 매우 작은 위성인데, 물리학적 측면에서 작은 위성으로는 높은 수준의 정찰·감시 능력을 얻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ST애널리틱스 박사도 VOA에 “북한이 쏘아올린 초소형 위성으로는 군사적 역량 확보는커녕 상업용 위성 수준의 역량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며 “미국의 광학 정찰위성인 ‘키 홀’ 위성의 경우 규모가 웬만한 학교 버스 정도로 지구를 관측하기에 좋지만, 북한의 ‘만리경 1호’처럼 키 홀 위성의 중간 연결 부분 정도 크기에 해당하는 작은 위성으로는 정찰을 위한 고품질의 정보를 얻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만리경 1호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했다 하더라도 가로 세로 30~50cm 정도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일반 상업위성 수준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외부 조력 없이 단기간에 광학 및 마이크로 전자 공학 부문에서 극적인 진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완벽한 위성 역량과 발사 능력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발사에 나선 것은 김정은이 북한보다 앞서 높은 수준의 위성 발사를 성공시킨 한국에 자극을 받아 무리하게 발사를 지시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 5월 초 한국이 누리호 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 때문에 김정은이 매우 당황했으며, 한국에 뒤처지지 않았음을 외부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과학자들에게 조기 발사를 독촉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미 양국의 분석을 통해 북한의 실제 위성 수준이 매우 조악하다는 것이 밝혀진 만큼 평화적 목적의 위성 발사라는 그들의 주장도 무색해졌다”며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성 발사 주장을 일축하고 실제로는 탄도미사일 기술 진전을 목적으로 관련 발사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이것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규탄하는 데 관련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도 VOA에 “김정은은 한국과 같은 능력을 보여주고 한국을 따라잡겠다는 욕망으로 발사를 서둘렀을 것”이라며 “이번 발사는 관련 역량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직언할 수 없는 북한 내부 분위기가 반영된 촌극”이라고 했다.

맥스웰 부대표는 “북한 내부에서 어느 누구도 김정은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진실을 그에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이는 김정은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점, 그와 같은 독재자는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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