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설계부터 부실…설계대로 시공않고 철근도 누락
콘크리트 강도 부족·조경토 하중까지 겹쳐 붕괴
GS·LH, 조사결과에 "책임 통감"
GS건설 "충분한 보상과 지원하겠다"
국토부 내달 중 GS건설·LH 등 처벌 수위 발표

지난달 29일 지하 주차장 1∼2층의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연합]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설계부터 품질관리까지 총체적인 부실이 원인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5일 발표됐다. 

국토교통부는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와 사고현장 특별점검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월29일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지하 1·2층 지붕 격인 상부 슬래브 상부 총 1289㎡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아파트 발주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이며,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설계는 유선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진행했다. 

국토부는 이 붕괴사고의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해 학계·전문가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지난 5월9일부터 7월1일까지 약 2개월간 사고 원인을 조사해 왔다.

조사 결과 지하주차장 공사는 첫 단계인 설계부터 잘못돼 있었다.

구조설계상 모든 기둥(32개소)에 철근(전단보강근)이 필요한데, 기둥 15개에 철근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표기했다.

게다가 감리는 설계 도면을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콘크리트 품질에도 문제가 있었다. 사고 부위 콘크리트의 강도시험을 한 결과 설계 기준 강도(24MPa)보다 30% 낮은 16.9MPa로 측정됐다. 건설현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물 탄 콘크리트' 지적이 또 일 것으로 보인다.  

지하주차장 위로 식재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보다 토사를 더 많이 쌓으며 하중이 더해진 것도 원인이 됐다. 설계에는 토사를 1.1m 높이로 쌓아야 되지만 실제로는 최대 2.1m를 쌓았다.

홍건호 사고조사위원장(호서대 교수)은 "전단보강근이 누락돼 저항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초과 하중이 부가되고, 거기에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해 붕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철근 누락"이라면서 "전단보강근이 모두 있었다면 붕괴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GS건설의 83개 현장에 대한 확인점검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에 대한 처분은 8월 중순께 발표할 예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설계, 시공, 감리 어느 한 군데라도 주어진 책임을 다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는 올 수 없었던 것 아니냐"며 "아파트 지상부에는 문제가 없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니 조사 과정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국민들 앞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가 5일 발표되자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인 GS건설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GS건설은 이날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사과문을 내고 "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시공사로서 책임에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입주예정자가 느낀 불안감과 입주 시기 지연에 따른 피해와 애로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이에 충분한 보상과 상응하는 비금전적 지원까지 전향적으로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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