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종식으로 기업 예술지원 회복중
.2022년 지원 총액 2073억 원
한국메세나협회,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조사 결과
전년 대비 총액(+15.8%), 지원기업 수(+14.8%), 
지원 건수(+25.4%) 모두 증가
인프라(+12.3%), 미술·전시(+60.9%), 
클래식 음악(+45.1%) 지원 규모 큰 폭 증가

지난 2월 28일 서울 한남동의 리움미술관에서 시작한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君子志向)'전서 한 관람객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문화예술 부문에 대한 국내 기업의 메세나 규모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메세나협회(회장 김희근)가 5일 발표한 '2022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이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수치에 99.6% 수준까지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722개 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로, 이에 따르면 지원 총액은 2073억 4400백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8%(약 283억 원) 증가한 수치이며, 지원기업 수(566개 사)와 지원 건수(1318건) 역시 각각 14.8%, 25.4% 증가했다.

기업의 지원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업의 지원금액을 살펴보면, 인프라(공연장, 복합문화공간, 미술관 등) 분야 지원 금액(약 1,185억 원)이 전년 대비 129억 원(+12.3%)으로 가장 많이 늘어났다. 

[한국메세나 협회 제공]

특히 미술·전시 분야의 지원 금액(약 309억 원)도 주목할 만하다. 전년 대비 60.9%(약 116억 원) 증가했으며, 코로나19 이전(2019년)과 비교해도 29.4%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한국 미술시장의 호황기로 불리는 지난해,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대형 전시 및 아트페어 후원, 아트콜라보레이션 작업 등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세 번째로 지원 규모가 큰 클래식 음악 분야(약 169억 원) 역시 전년 대비 45.1%(약 52억 원)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 클래식 연주자의 약진, 클래식 음악 축제의 확대 등이 관련 시장의 성장과 기업 지원금 증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한국메세나협회는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교육(약 136억 원, -5.2%), 국악·전통예술(약 41억 원, -13.4%), 문학(약 27억 원, -43.8%), 영상·미디어(약 24억 원, -13.5%), 연극(약 23억 원, -18.4%), 뮤지컬(약 20억 원, -1.8%), 무용(약 7억 원, -15.5 %) 분야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기업들은 메세나 사업의 목적을 묻는 질문에 ‘사회공헌 전략’(63.2%), ‘마케팅 전략’(21.5%), ‘기업문화 전략’(15.3%) 순으로 답했다. 

가장 높은 비율로 집계된 ‘사회공헌 전략’의 세부활동 내용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예술지원’이 41.7%, ‘문화예술단체 순수지원’이 21% 등의 순이다. 

이는 '문화예술단체 순수지원'이 54.1%였던 2021년 수치와 비교했을 때, ESG 경영의 일환으로서 지역사회 기여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확연히 높아진 것을 시사한다. 

지원 주체별 분석 결과, 개별 기업 부문에서는 전년도에 이어 KT&G가 1위를 유지했다. KT&G는 서울, 춘천, 논산, 부산 등에서 복합문화공간 ‘KT&G 상상마당’을 기반으로 공연, 미술, 사진, 영화 등 장르별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복합문화공간 'KT&G 상상마당 홍대' 전경. [KT&G 제공]

기업 출연 재단 부문에서는 삼성문화재단의 지원 규모가 가장 컸다.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을 운영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가상 공간에서의 창작 활동이 활발해지고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예술의 정의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예술계 역시 새로운 디지털 콘텐츠를 발굴하고 ESG와 연계 가능한 부분을 고려한다면 기업의 미래지향적 경영 체계 마련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택 기자 kt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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