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과 용문산의 수려한 자연경관에 
1000여명의 문화예술인은 양평만의 자산
제2의 고향인 양평의 '진가' 알리기 위해
동료작가들과 동분서주하며 
지난해 8월 '강상강하아트로드포럼' 출범
서울-양평고속도로 개통 예정 등 
교통인프라도 속속 개선되고 있어 
아트로드포럼의 성공 '자신' 

고정수 조각가가 양평군 강하면의 작업실에서 김수환 추기경 초상 조각 작품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얼마전 한 언론사가 '살고싶은 도시'를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양평은 제주, 속초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게다가 양평에는 참 많은 예술인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양평군(군수 전진선) 내 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강상강하 아트로드포럼'을 창립한 원로 조각가 고정수(76) 씨는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으며 남한강과 용문산 등 수려한 자연경관 그리고 '인적' 인프라까지 갖춘 양평은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트로드포럼은 양평군 강상면과 강하면의  중심도로인 강남로(국지도 88호선)를 아트로드로 거듭나게 하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는 단체다. 

"양평군과 한국미협 양평 지부 등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술가, 문학인, 음악가, 예능인 등 양평에 거주하는 문화예술계 인사만 1000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화가나 조각가 등 미술 부문 작가만 500여명 정도로 추산됩니다." 

양평은 한강 상류에 자리잡아  '팔당상수원 보호구역'으로도 지정돼 있다. 이에따라 난개발을 피해 천혜의 자연 환경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양평은 전체 면적의 95% 이상이 녹지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서울을 제외하고는 경기도 양평만큼 '문화예술 인적 인프라'가 풍부한 곳도 국내에서 드물다. 

미술가들이 많이 거주해서인지 양평에는 '양평군립미술관을 필두로 카포레, 이함캠퍼스, 기흥성뮤지엄, 몬티첼로, 비갤러리, 산리갤러리 등 수많은 전시공간이 지역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김선교 전 의원(국민의힘)이 '문화중심도시로서의 양평'을 기치로 내걸고 건립에 앞장서 2011년 개관 당시 화제가 됐던 양평군립미술관은 근현대 회화, 조각부터 미디어아트 등 현대미술까지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 기초단체 미술관으로는 명성이 자자하다. 

아트로드포럼은 그처럼 전국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양평군의 문화적 특색과 서울 근교에 위치하는 자연의 전원도시라는 지역적 장점을 살려서 남한강 일대를 우리나라 대표적 문화예술의 거리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탄생했다. 

"인천이 고향이지만 저도 양평의 매력에 반해 61세 되던 해에 양평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정착 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예술인들이 저와 같은 심정으로 양평을 찾았다고 봅니다."

아트로드포럼의 회원은 지역의 뮤지엄·갤러리 대표, 가수, 공예가, 사진작가, 오페라 감독, 교수 등 문화예술부문의 전 장르에 걸쳐 있다.  

"제가 지난해 강상강하 아트로드포럼에 집착하게 된 것은 그처럼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환경과 넘쳐나는 '인적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양평하면 많은 분들이 서울근교 나들이 장소 정도로 많이 알고 있다는 안타까움 때문입니다. '문화예술의 보고'인 양평의 숨겨진 '진가'를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후 고작가는 국내외 어느 도시 못지않게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양평군 강상면과 강하면 일대에 수도권을 대표하는 아트로드 프로젝트 추진에 나섰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거주하거나 양평에서 활동한 여러 예술가들과 소통하며 열정적으로 준비, 지난해 8월 '강상강하 아트로드포럼'이란 타이틀로 현지 예술인 모임이 출범했다. 

"포럼이 탄생하기까지 개인적으로 고생이 많았습니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만나 뵐 분들이 너무 많아 하루 한끼 식사에 한시간씩 자면서 돌아다니느라 교통사고도 두번이나 냈습니다. 어둠을 밝히려면 누군가 길을 밝혀야 하고 저는 그 길을 밝히는 첫번째 램프가 되고 싶었습니다. '독립운동' 하는 심정으로 매달렸죠. "

고정수 조각가의 인체 조각(위)과 곰 조형물. 

초대 아트로드포럼은 고정수 작가가 초대 이사장을 맡은 가운데 윤현경 몬티첼로 대표 겸 도예가가 부이사장, 백시종 전 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이 자문위원을 맡았다. 

그리고 이사에 이명지 수필가, 이봉임 전 양평미협 부회장, 구명회 전 양평미협 부회장, 최병춘 조각가, 김성회 조각가, 감사에 김양호 변호사, 사무국장은 심성규 석림아트센터 대표가 선임돼 왕성하게 활동을 펼쳤다. 

출범후 지난 한해만도 김영철 전 안동대 예술대 학장의 '아트로드의 나아갈 길' 특강에 이어 '백시종 북콘서트', '음악과 문학이 만나는 미리크리스마스콘서트' 그리고 8개의 전시장에서 28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강상강하아트페어' 등을 개최했다. 

그리고 올해들어서는 지난 3월에 민용태 시인을 초청, '21세기 풍류'를 주제로 한 문학포럼을 개최했고,  지난달 18일에는 '강상강하아트로드 양평의 상징으로'라는 주제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문위원인 김찬동 박사를 초청, '해외우수공공미술사례-영국의 게이츠헤드등을 중심으로'라는 타이틀의 강연회도 열었다. 

이날 강연회에는 아트로드포럼의 기획이사를 맡고 있는 최병춘 작가가 아트로드 조성에 관한 포럼 회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고했다.

그처럼 세미나와 특강, 전시회 등 여러 이벤트를 진행하는 동안 지난 1월 이사회를 통해 2대 이사장에 윤현경 부이사장, 부이사장에 이명지 이사가 각각 선출됐다. 

고 작가는 "외부인들이 양평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도로환경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제2 수도권순환고속도로의 일부인 화도(남양주시)-양평 고속도로가 개통했고,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국지도 98호선 양근대교 교량 확장, 국지도 88호선 강하~강상 4차로 확장 등 양평군이 추진 중인 대형 SOC사업이 순항 중입니다. 저희 '강상강하아트로드포럼'에는 모두 희소식이죠."

한편 고정수 작가는 홍익대 미대 조소과를 마치고 조선대 미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풍만한 여체 조각으로 우리 화단에서 일가를 이뤘다. 

그리고 2009년 "곰의 순하면서도 강인한 모습에서 우리 어머니상을 발견해" 곰 조형물 제작을 시도,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회의사당, 한국방송공사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1992년작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는 미술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양평=글․사진 이경택 기자 kt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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