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사·보험료로 역대급 실적
카드사·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 순익은 감소
금융권 '순익 양극화' 심각 
상생 노력 부족 지적도
'성과급에 연연말고 사회공헌에도..."

시중은행 ATM기. [연합]

임직원 고액 성과급 논란으로 국민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은행과 보험사들이 올해에도 1분기에만 12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었다. 

반면 제1금융권에서 밀린 취약계층이 주로 찾는 카드회사와 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등 나머지 금융업권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며  ‘순이익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 금융당국의 위험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은행, 보험회사, 증권사, 카드회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자산운용사 등 국내 금융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조2400여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3조4800여억원보다 2조7600여억원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이 발표에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올해 1분기 금융권의 순이익 대부분을 은행과 보험회사가 주도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조원,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를 합친 보험회사는 5조23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각각 1조4000억원과 2조1600억원이 늘었다.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9742억 원, 신한은행이 9316억 원으로 각각 45.5%, 7.9% 증가했다. 

또 손해보험업계 빅5인 삼성화재가 올해 1분기에 순이익 6133억 원을 거뒀고 DB손해보험이 4060억 원, 메리츠화재가 4047억 원, 현대해상이 3336억 원, KB손해보험이 2538억 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은 서민 상대의 '고금리 장사'로, 보험회사는 실손보험료 등을 올렸고, 올해 1분기에 새로 도입된 회계제도 덕분에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은행과 보험회사에 대해  역대급 실적을 놓고 취약계층을 위한 상생 금융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나머지 금융업권은 실적 악화로 비상이 걸렸다. 

카드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602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957억원보다 1355억원이 줄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마저 1분기 순이익이 166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감소했다.

현대캐피탈을 포함한 캐피탈사도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06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4584억원보다 1525억원이 줄었다.

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에 926억원 적자를 내며 전년 동기의 3841억원에 비해 4700억원이나 순이익이 급감했다.

농협,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조합은 올해 1분기에 순이익이 7421억원, 자산운용사는 45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1억원과 1610억원이 줄었다.

이들 은행과 보험회사는 지난해 고금리로 서민과 취약계층이 대출 이자와 보험료 등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연봉의 최대 6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성과급 잔치'를 벌여 비판의 대상이 됐다. 

5대 시중은행은 연간 1조원 이상의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지급했고, 7조원이 넘는 자금을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나눠 주었다. 

보험회사들은 지난해 주주들에 대한 현금 배당액만 2조75억원에 달했으며 메리츠화재를 포함해 연봉 20억원대 임원이 5명이나 됐다.

이에따라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신한금융 행사에서 "고금리·고물가로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돼 힘든 시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금융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은행권은 3년간 수익의 일부로 5000억원의 재원을 모아 취약계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익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집행 실적마저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은행과 보험회사가 또다시 고액 성과급 논란을 일으키지 말고 적극적인 사회공헌과 금융권 전반에 대한 지원 확대 등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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