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의원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국민의힘 최고위원 자리에 현역 의원이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은 데 대해 이용호 의원이 당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이 의원은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 의원(전북 남원·임실·순창)으로 후임 최고위원으로 유력시됐으나 끝내 출마를 고사했다.

이 의원은 전날 밤 CBS라디오에서 최고위원 보궐선거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원외 인사 6명만 나서는 등 흥행 참사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지금 김기현 체제 모습이 좀 이상하게 됐다. 기대만 못 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최고위원회의라고 하는 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거기에 걸맞느냐, 혹시 들러리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실제로 중요한 핵심 의제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거 아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대통령실)이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친윤계 핵심인 5인회의 구성원을 거명하진 않았다. 다만 그는 "이렇다 보니까 4000만원 내고 나올 만한 가성비가 나오냐"는 생각에서 의원들이 최고위원직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호남에 지역구를 둔 유일한 재선 의원이란 점에서 유력한 최고위원 후보였으나 끝내 나서지 않은 데 대해 "정치라고 하는 게 소신도 필요하지만 눈치도 상당히 있어야 된다. 그 정도 판단은 저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내 의원들이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언론에서 재선 의원들 얘기(하마평)가 나왔고, 재선 의원들이 나름대로 상황 파악을 하는데 '설마 윗분들이 여러 가지 감안을 해서 모아주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시그널이 없으니까 대부분 도전 안 했다고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또 "조수진 최고, 강대식 최고의원 뿐(그것도 초선)이기에 중량감 있는 의원들이 최고위원으로 오면 현 최고위원 멤버들한테는 조금 거북스러울 수도 있었겠구나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당초 당 안팎에서 거론되던 재선급 의원들이 손사래를 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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