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사무처가 '위메이드의 국회 출입기록' 자료를 발표한 뒤, 민주당은 김남국 의원의 '위메이드 로비 의혹'이 해소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위메이드 측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수차례 찾은 기록을 내세우며, 김 의원에 집중된 로비 의혹이 사실 무근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25일 ‘위메이드 국회 출입기록’을 공개하며 “단순출입기록이기 때문에, 방문 경위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캡처]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은 25일 ‘위메이드 국회 출입기록’을 공개하며 “단순출입기록이기 때문에, 방문 경위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채널A 캡처]

위정현 교수, “김남국 빠진 이유 있다” VS. 유튜버 김어준, “김남국 누락은 조선일보의 가짜뉴스”

하지만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학교 교수는 “위메이드 방문 기록에 김남국 의원이 빠진 이유가 있다”며, 국회의원과 보좌관 전수조사를 재차 요구했다. 위메이드 방문 기록 공개가 앞으로 더 큰 코인 게이트의 서막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튜버 김어준씨는 26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김남국 지키기’를 되풀이했다. 김씨는 “위메이드의 14번 방문 기록에 김남국 의원실은 없었다”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과 윤창현 의원실만 3번씩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애초 ‘위메이드사가 국회를 14번 방문’한 단독 기사(‘김남국 코인’ 위메이드社, 국회 14회 방문)를 쓴 조선일보가 김남국 의원실이 방문 기록에 없다는 사실을 따로 보도하지 않은 점을 물고 늘어졌다.

김씨는 국회를 14번 방문했다는 기사를 통해 김남국 의원에게 로비 의혹이 있었던 것처럼 기사를 쓴 조선일보가 정작 방문 기록이 공개된 뒤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은 부분을 비판한 것이다. 비판을 넘어 김씨는 “그 출입기록에 김남국이 없었다는 점은 비슷한 크기로 알려야죠. 안 그래요? 조선일보?”라고 도발했다. 연이어 김씨는 “있지 않는 사실을 쓰는 것도 가짜뉴스지만, 분명히 써야 하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빼버리는 것도 가짜뉴스”라며 가짜뉴스 제조 전문가다운 입장을 밝혔다.

김어준, 깨알같은 4가지 가짜 뉴스를 제조

하지만 김씨는 이같은 주장을 통해 깨알같은 4가지 가짜뉴스를 제조했다. 뿐만 아니라 전날 ‘유튜브로 팬 상대 옷장사 나선 김어준’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을 비판한 조선일보에 대해 나름의 도전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씨가 자신을 때리는 조선일보를 향해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튜버 김어준씨가 25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팬들을 상대로 옷을 팔았다. 조선일보사는 이 내용을 보도하며 비판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유튜버 김어준씨가 25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팬들을 상대로 옷을 팔았다. 조선일보사는 이 내용을 보도하며 비판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첫째, 김씨가 ‘위메이드측은 김남국 의원실을 방문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조선일보가 일부러 보도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기사(국회 ‘위메이드 출입 기록’ 공개에…與野 의원 “위믹스 투자 안 했다” 해명)는 조선일보가 아니라, 조선비즈에 실린 것이 팩트이다. 조선일보사에서 발행하는 신문이긴 하지만, 조선일보와 조선비즈는 엄연히 다른 매체이다. 그런데 김씨는 그것도 구별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것이다.

둘째, 김씨는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과 윤창현 의원실만 3번씩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실 7회, 민주당 의원실 4회 방문’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실을 더 많이 방문한 것처럼 발언한 것이다.

하지만 국회사무처가 25일 발표한 ‘위메이드 방문 기록 조회 내역’에 따르면 윤창현·정희용·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실, 김한규·김종민·오기형·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 등 8개 의원실을 총 14차례 방문했다. 양정숙 의원이 현재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상태여서 무소속이긴 하지만 원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위메이드측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더 많이 찾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김씨는 ‘국민의힘 의원실 7회, 민주당 의원실 4회 방문’이라고만 밝혔다. 제대로 바로잡으면 ‘국민의힘 의원 3명에게 7회, 민주당 의원 4명에게 4회,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 1명에게 2회, 정무위원회 1회, 토탈 14회 방문’이라고 밝혔어야 한다.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실을 더 많이 찾은 것이 팩트이다.

25일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위메이드의 국회 방문 기록 조회 내역’에는 무소속 양정숙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의 숫자가 훨씬 많다. [표=양준서 기자]
25일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위메이드의 국회 방문 기록 조회 내역’에는 무소속 양정숙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의원의 숫자가 훨씬 많다. [표=양준서 기자]

셋째, 조선비즈가 ‘위메이드 방문 기록에서 김남국 의원의 이름을 빠뜨린 점’을 김씨가 문제삼은 부분은 신문사의 고유한 편집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조선비즈가 해당 기사를 실은 시점은 ‘국회사무처가 위메이드측의 방문 기록을 발표한 직후’에 해당한다. 따라서 세간의 관심은 방문 기록 조회 내역에 등장하는 여야 의원들에게 집중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해명을 자세히 실었다고 볼 수 있다. 조선비즈가 어떤 상황에 더 집중해서 기사를 싣거나 말거나 하는 것은 조선비즈 편집국의 고유 권한이다. 일개 유튜버가 이래라저래라 할 사안이 아닌 것이다.

넷째, 김씨가 조선일보를 상대로 ‘위메이드 방문 기록에 김남국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데,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문제삼은 데 대한 대답은 26일 위정현 게임학회 회장이 내놓았다. 위 회장은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진행자가 “김남국 의원은 이 명단에 없지 않느냐?”라는 질문에 “김남국 의원은 로비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위정현 교수, “이익공동체로 위믹스 보유한 김남국 로비는 불필요”

위 회장은 “이미 이익공동체로 위믹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로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태경 의원이나 이상헌 의원같은 사람은 씨알이 안 먹히기 때문에 만나지 않는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설득 가능하거나 설득할 필요가 있는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설명이었다. 이미 설득된 김남국 의원은 만날 필요가 없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위 회장은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방문 내역 날짜는 위믹스가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된 직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방문 기록만 가지고는 ‘로비가 있었다, 없었다를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게임 코인인 위믹스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P2E(play to earn·게임을 통한 돈벌기) 관련 제도 개편이기 때문에, 정말 해당 목적을 위해 방문했다면 관련 논의가 이뤄지던 지난해 중반 이전에 의원실을 찾았어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이 ‘방문 기록 조회 내역’에 김남국 의원의 이름이 없기 때문에 로비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위 회장은 국회사무처의 기록 공개가 나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날짜와 시간대가 특정됐기 때문에, 국회의 동시간대 CCTV를 체크해 볼 것을 제안했다.

위믹스 국회방문 시 CCTV 체크해서 실제 방문한 의원실 파악해야...김남국 넘어선 코인게이트 열릴 수 있어

위 회장은 “의원회관을 방문할 때 한 의원실만 가지 않고,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닌다”면서 “첫번째 갈 의원실을 (방문 기록에) 대는 거고, 그 다음부터는 자유롭게 왔다갔다한다”고 설명했다. 의원실 방 앞에 달려있는 CCTV를 보면, 위메이드가 방문할 때 누가 같이 방문했는지, 해당 의원이 그 의원실에 있었는지를 다 밝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6일 CBS 라디오에서 “위메이드 방문 기록에 김남국 의원이 빠진 이유가 있다”며, 국회의원과 보좌관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6일 CBS 라디오에서 “위메이드 방문 기록에 김남국 의원이 빠진 이유가 있다”며, 국회의원과 보좌관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사진=CBS 유튜브 캡처]

현재 위 회장은 ‘P2E, 즉 게임이 돈이 되게끔 해달라는 입법 로비가 있었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의원실을 중심으로 특히 보좌진들에게 입법 로비가 있었기 때문에, 보좌진의 보유 여부를 꼭 밝혀야 한다는 것이 위 회장의 입장이다. 의원들은 연배가 높기 때문에 보좌진이 (자료를) 주면 그냥 읽는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이번 리스트 공개로 ‘억울하게 당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남국 의원의 이름이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내역에 없다’는 점을 들며 김남국 감싸기에 나선 김어준씨의 도발은 위정현 회장의 발언으로 무위에 그친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내역을 토대로 검찰이 해당 의원실과 보좌관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경우, 김남국을 넘어선 더 큰 코인게이트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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