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시안에서 중앙아시아 국가 지도자들을 맞이할 때 선보인 중국풍의 궁궐 구조물. 한국에서는 이러한 구조물에 대해 '촌스럽다' '마치 황제국인 것마냥 굴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사진=유튜브] 

 

중국이 현재 한중관계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한국에 경고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 외교부 국장관 협의에 대해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司, 국에 해당) 사장은 중국의 핵심 우려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표명하고, 다른 사안에 대해 한국과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이와 같이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협의기간 류 사장은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를 예방하고 한국의 전문가, 학자들과 간담회를 했다"라고도 했다.

그는 "나는 관련 매체의 논평과 보도에 주목하고 있다"라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 측이 현재 중한관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깊이 인식하고 엄숙하고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라 강조했다.

마오 대변인은 한중관계의 악화일로가 한국 때문이란 입장을 드러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평소 전랑외교를 구사해왔던 중국이 자신의 문제점과 책임은 전혀 인식하고 있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의 강한 반발과 반박이 제기됐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전근대 청산을 해야 도달할 수 있는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중화인민공화국은 정작 과거 전근대 왕조적 세계관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이 최근 포착된다. 중국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맞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규합해 고도(古都) 시안에서 C7 회의를 열었는데, 궁궐을 형상화한 거대 구조물을 설치하는가 하면 한푸(중국의 전통 복장)를 입은 미녀들이 중앙아시아 지도자들을 맞이하고 깃발엔 당나라의 당(唐)자를 새겨넣는 등 마치 자신들이 황제국인 것마냥 굴었다.

이는 오히려 한국에서는 "화려하고 웅장하지만 촌스럽다" "평등해보이는 G7과 달리 모양새가 밑에 속국들을 소집한 느낌이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만 자아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 및 일본과 관계회복을 하지 않았다면, C7 자리에 섰을 수도 있다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한중관계 악화의 원인을 오로지 한국에게만 돌리는 모습에서 대국을 표방하지만 전혀 대국답지 못한 중국의 추악한 실상이 다시 한번 확인된단 평가다.

중앙아시아 정상을 맞이하는 여성이 중국 궁녀풍의 옷을 입고 있다. 이는 전근대의 청산을 표방하는 공산주의 국가 중국의 아이러니한 모습이다. [사진=유튜브]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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