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국내선 운항 전면 중단
2019년 첫 취항, 코로나19로 경영난
강원도의 307억 투자계획에도 '찬물'
국토부, 소비자 피해발생에 엄정대응

플라이강원이 이달 초 국제선에 이어 지난 20일부터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가운데 플라이강원 항공기가 21일 양양국제공항 계류장에 계류돼 있다.[연합]
플라이강원이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을 중단한 20일 양양국제공항 국내선 체크인 카운터에 불이 꺼져 있다.
플라이강원이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을 중단한 20일 양양국제공항 청사가 한산한 모습이다.

양양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재정지원금 제공 등 투자를 아끼지 않은 강원도의 노력에도 양양공항이 모 기지인 플라이강원이 최근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잇달아 중단, '유령공항'으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22일 플라이강원에 따르면 결국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23일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할 예정이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서울지방항공청에 운항 중단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 3일부터 국제선 운항이 끊긴 데 이어 지난 20일부터 6월 30일까지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다음 달 30일까지 운항을 중단하는 것은 60일 이상 운항 중단 시 면허가 박탈될 수 있기 때문으로 6월 중 기업회생이 받아들여질 경우 7월 운항 재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라이강원은 2016년 4월 항공 불모지였던 강원도에 자본금 150억과 항공기 3대로 처음 둥지를 튼 항공사다. 

2019년 1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면허 및 운항증명(AOC)을 취득해 첫 취항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이 기업회생을 신청할 정도로 경영난에 빠지게 된 것에 대해 첫 취항 이듬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하늘길이 닫히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국제공항이 인천으로 일원화되며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취항 첫해인 2020년 영업손실 규모는 317억원에 이르렀고, 지난해에는 3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말 기준 결손금은 547억원으로 1년 전(258억원)보다 두 배 늘었다. 자본총계 역시 마이너스(-)21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여기에 엎친데덮친 격으로 사모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위기를 벗어나려 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난 속에서 보유하고 있던 B737-800 한대를 압류당했으며 A330-200도 정비를 맡기면서 B737-800 1대만 남았다.

플라이강원이 기업회생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지자 강원도는 긴급 입장문을 내고 업체와 대주주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도는 "열악한 재정 여건에도 145억원을 플라이강원에 이미 지원했고 올해는 22억원의 지원 예산을 확보했다"며 "양양군과 함께 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해 2026년까지 화물터미널 구축에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307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투자 협상을 진행해온 사모펀드 운용사 JK위더스 쪽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투자 유치에 실패한 것으로 판단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회생 신청이 기각되는 등 정상화가 늦어지면 양양공항은 또다시 '유령공항' 상태에 빠질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원도는 이 같은 상황까지 가는 사태를 막고자 다른 저가 항공사와 협의해 대체 편을 띄우는 방안 등을 관계 당국과 긴밀히 논의하는 등 특정 항공사와는 별개로 양양공항이 모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회생 신청과 병행한 투자 유치를 위해 지난 19일 모 회계법인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신속한 투자 유치로 회생절차를 조속히 종결하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국토교통부는 "고객과의 신뢰를 저버린 무책임한 행태를 보인 플라이강원이 한치의 소홀함 없이 끝까지 소비자 보호를 책임지도록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달 말까지의 양양∼제주 노선 플라이강원 항공편을 이용하려던 예약자는 약 7000명에 이른다. 국제선을 포함한 오는 10월까지의 예약자는 3만8000명에 달한다

국토부는 운항 중단이 예측되는 상황에서도 플라이강원이 예약 승객들에게 제대로 환불·보상금액 지급 일정을 제시하지 않는 등 갑작스럽게 운항 중단을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플라이강원은 구매 항공권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하며, 예약 승객이 별도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도 당 10만원 이내의 배상금을 지급하고 20일∼24일 양양∼원주공항 간 임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김경동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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