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추궁에 양승조 "확인했다면 부인 안해…중대 문제는 아냐"
한국당 "전형적 권력남용·취업특혜에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시인"
양승조, 2013년 朴대통령에 "부친 전철 밟을수도" 발언으로도 한국당 비판받아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충청남도지사 후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당시 자신의 보좌관 출신, 같은 법무법인 출신 측근 변호사들을 '피감기관'인 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로 연임·위촉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은 충남지사 선거 맞상대인 이인제 후보는 물론 중앙당 차원에서 "적폐 중의 적폐"라며 공세에 나섰다.

1일 한국당 등에 따르면, 양 후보의 전직 보좌관 변호사 손모씨와 양 후보 선거 캠프의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변호사 강모씨가 2년 임기(연임가능)의 보건복지부 고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손씨는 앞서 2010~2014년 복지부 고문 변호사로 일했으며, 양 후보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 재직하던 올해 4월 고문 변호사로 재차 위촉됐다. 손씨는 2020년까지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게 된다.

강씨는 손씨가 복지부 고문 변호사를 그만둔 2014년 고문변호사로 위촉돼 2016년 연임됐다. 이 시기 양 후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이었다.

손씨는 과거 양 후보와 같은 법무법인에서 활동했으며 17대 국회 때인 2004년~2007년 양 의원실 보좌관으로 재직했다. 강씨도 양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기 전 충남 천안에서 함께 법률사무소를 운영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5월31일 방송된 TJB대전방송 충청남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가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에게 질문하고 있다.(사진=TJB대전방송 화면 캡처)
지난 5월31일 방송된 TJB대전방송 충청남도지사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오른쪽)가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에게 질문하고 있다.(사진=TJB대전방송 화면 캡처)

이와 관련 이인제 후보는 전날(지난달 31일) TJB대전방송 주최 충남지사 후보 추천 토론회에서 양 후보에게 "복지부에 고문 변호사를 추천한 적 있느냐"고 물었고, 양 후보는 "어떤 형식의 추천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기억하기엔 없다"고 했다. 

이 후보가 재차 묻자, 양 후보는 "확인 했다면 부인하진 않겠다. 어떤 과정으로 추천이 이뤄졌는지 살펴보겠다. 중대한 문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양 후보 측 관계자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우리도 사실관계 확인이 안 돼서 지금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추후 해명하겠다"고 했다.

일련의 의혹에 대해 1일 한국당은 장제원 중앙선거대책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활용해 측근들을 낙하산에 태워 정부부처 고문으로 내려보낸 것"이라며 "전형적인 권력 남용, 취업 특혜로 정치권에서 사라져야 할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장제원 대변인은 '확인했다면 부인하진 않겠다'는 양 후보 발언에도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시인했다"고 꼬집으며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소관부처의 고문변호사에 자신의 보좌관과 동업자를 앉힌 것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그토록 떠드는 적폐 중의 적폐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양 후보를 겨냥 "앞에서는 복지부를 감시하는 척 하면서 뒤로는 측근들을 통해 복지부를 변호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이런 후보에게 도지사라는 권한이 주어진다면 충청남도가 특혜와 비리의 온상이 될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을 측근 챙기기에 활용한 양 후보와 그를 공천한 민주당은 즉각 충남도민께 사과하고 도지사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한편 양 후보는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 시절인 지난 2013년 12월9일에도 당 공식 회의에서 국가정보원 운영 관련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암살당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때 새누리당(한국당 전신)과 청와대·정부로부터 "정치를 떠나 불행했던 개인사를 건드리는 인간의 기본 도리를 넘어선 막말"이자 "(같은 당) 홍익표 의원의 '귀태 발언',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선언'에 이어 책임 있는 제1야당을 포기하는 발언"이라고 직접 질타를 받았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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