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청계천을 찾은 모습. 과거 서울시장, 대통령 때처럼 손가락으로 뭔가를 가리키는 모습이 재연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청계천을 찾아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본다"란 의견을 밝혔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기 청계천 복원사업을 함께 추진했던 서울시 공무원 모임 '청계천을 사랑하는 모임'과 함께 청계천을 찾았다가 취재진으로부터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전반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가'란 물음에 이와 같이 대답했다.

그는 "조심스럽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내보이면서도, "한일관계는 역사적으로 윤 대통령이 잘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용기 있는 사람"이라 평했다. 그러면서 "평가는 공정하게 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어려울 때니까 힘을 좀 모아줘야 한다"라며 "대통령이 일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평가되는 4대강 보 관련해 일각에서 해체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해체다, 뭐다 하는 것은 정치적"이라며 "그러니까 우리 국민들, 시민들이 지켜줄 것"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4대강 보가 설치된 지역의 주민들은 해갈 등에 큰 도움을 받는 등 실용적 가치가 있음이 증명됐는데, 야권에서 자신을 폄훼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4대강 보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이렇듯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4대강 보 등 정치 현안 관련한 입장을 간단히 밝혔지만, 취재진에 총선에 아무런 관심이 없고 뉴스를 보지도 않는다며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신변에 대해선 "(건강을) 회복 중"이라며 "정신력으로 이기고 있다"고 밝혔다.

청계천 산책 도중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날 이 전 대통령이 청계천을 찾은 것은 퇴임 후 매년 청계천을 찾았던 것의 연장선상으로 판단된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는 다스 횡령, 삼성 뇌물수수 등 여러 혐의로 인해 구속과 석방을 되풀이하면서 청계천을 찾지 못했었다.

이 전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하는 데 참여했던 공무원들이 매년 모인다고 초청해왔기에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게 하나의 도시 재생인데, 단지 국내뿐 아니고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 대도시에 영향을 줬고 또 전국적으로 많은 영향을 줬다. 그것도 되새겨보고 (하러 왔다)"라고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으로 4대강도 방문할 것이라면서 "우기 전에 가야 할 것"이라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12월 이 전 대통령이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후 세번째 공개 행보로, 오전 10시에 청계광장에서 시작해 성동구 마장동 신답철교까지 약 5.8km를 2시간 동안 걷는 과정이었다.

이날 행사엔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해 류우익·정정길· 하금열 전 비서실장, 이재오 전 특임장관, 조해진·정운천·박정하 의원 등 과거 '친이계' 인사들이 함께 했다.

이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여러 시민들이 모여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전 대통령은 시민들의 악수와 사진 촬영 요청에 흔쾌히 응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어느 시민이 자신도 '4대강 살리기에 동참했다'고 하자 "최고다"라 대답했으며, 다른 시민이 '막걸리 한잔 하고 가라'라고 하자 "이따 들렀다가 갈지 모른다"라고 하는 등 과거 소탈했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단 평가다.

이 전 대통령은 시장음식이나 국밥 등 서민 음식을 가장 맛깔스럽고 잘 먹는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어 서민적 이미지가 잘 드러난단 평가를 받아왔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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