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후 역대 최장 22일간 출장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동행 후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남아
글로벌 CEO 20여명 매일 만나며
삼성의 미래 먹거리 돌파구 찾아
반도체, 차세대 통신 기업인부터
AI 석학, 바이오신화 CEO 등 연쇄 회동
'뉴 삼성' 비전의 기틀 다져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국빈 만찬장에 도착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을 마치고 12일 귀국했다. 출장 기간은 총 22일로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최장기간 해외 출장이다.

이는 작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로는 물론이고, 2014년 5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쓰러지며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가장 긴 기간의 해외 출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출국,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및 국빈 만찬 등에 참석했다.

공식 일정이 끝난 후에도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혼자 남아 동부 바이오 클러스터와 서부 실리콘밸리 ICT 클러스터를 횡단하며 강행군을 했다. 

그리고 미국에서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차세대 모빌리티 등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20여명을 두루 만났다. 

모두 삼성의 ‘미래 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 중인 영역이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누바르 아페얀 모더나 이사회 의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무부에서 열린 국무장관 주최 국빈오찬에서 참석하고 있다.[연합]

우선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업체 CEO들을 잇따라 만나 '제2의 반도체 신화' 를 탄생시킬 토대를 마련했다. 

이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와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AI 분야 석학들과의 교류에도 상당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글로벌 AI 분야 전문가들과의 회동을 통해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AI 활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삼성전자와의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 논의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유럽·북미 출장에서도 AI 분야 글로벌 석학들과 교류했고 AI 핵심인재 영입에 직접 나서 화제가 됐다. 

현재 삼성은 전 세계 7개 지역에서 AI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 AI 포럼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학계 전문가들과 혁신 성과 공유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일식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 첫 번째)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첫 번째)이 사진을 찍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반도체 쪽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글로벌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과 만나 눈길을 끌었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핵심 경쟁자인 대만 TSMC의 주요 고객 중 하나다.

또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과도 만나 중장기 비전을 공유했다. 

삼성은 글로벌 ICT 시장의 불황 속 미래 성장사업을 새 주력 먹거리로 찾아내야 한다. 

삼성 관계자는 “AI, 바이오, 전장용 반도체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미국 기업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미국과의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사업의 존폐를 가름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출장에 대해 "이 회장이 직접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신사업 전략을 짜고 돌파구를 낸 것”이라며 " “유례없이 긴 이번 출장이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고 ‘뉴 삼성’ 비전의 기틀을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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