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유튜브 채널 '김남국TV' 메인 영상인 '인간 김남국'에서는 '100만원이 절박함'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코인(가상화폐) 보유 논란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김 의원이 지난 2020년 21대 총선 홍보용으로 만든 영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1분 52초 길이의 해당 영상은 유튜브 채널 '김남국TV' 대표 영상으로 설정돼 있어 들어가자마자 바로 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이 코인 보유 논란과 너무나도 상반돼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영상은 "여러분에게 100만원은 어떤 의미가 있는 돈인가요"란 물음으로 시작한다. 그리고선 "김남국 후보에게 100만원은 '절박함'입니다"라고 밝힌다.

그후 광주광역시 출신인 그가 타향살이를 하면서 느끼는 두려움, 외로움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해져 '오늘에 대한 걱정'이 잠 못이루게 했다면서 "100만원은 변호사 김남국이 상경해 늘 했던 절박함의 기도"라고 말한다.

상경해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웠다는 김남국 의원. [사진=유튜브]

 

김 의원은 "다음달에는 100만원만 벌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며 살았다면서, "그래서 김남국은 '민생정치'를 우선으로 내세운다"고 스스로를 홍보하기도 한다.

그는 또 영상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가방이 수선 불가능할만큼 해져 새 가방을 받은 적도 있다면서 스스로가 얼마나 검소한 사람인지도 강조하기도 했다.

사용하던 가방이 얼마나 해져야 수선하는 입장에서 새 가방을 보내줄지는 의문이지만, 김 의원은 스스로를 이렇게 홍보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그러면서 "오직 안산만 생각하고 오직 시민만을 위해 일할 사람"이라 말한다.

하지만 여론은 이 영상에 등장한 문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가 '위선'임이 이번 코인 보유 논란을 통해 드러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인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이후 영상 댓글란엔 김 의원을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60억 코인(논란) 보고 왔는데 메인에서 이건 내려야 하는 거 아니냐"며 "100만원이 절박하냐"고 김 의원에게 물었다.

"'한푼 줍쇼'하며 불쌍한 척, 배고픈 척 하던 거지가 알고보니 신형 벤츠 타고 다니는 꼴"이라며 "이런 사람을 아직도 응원하고 후원하는 사람들이 있냐"고 노골적인 비판을 가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김 의원이 같은 당 소속 정청래 의원의 다그침에 '한푼 주십쇼'라 했던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정청래 의원과 김남국 의원이 '한푼줍쇼'라며 후원을 독려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다른 네티즌은 "100만원 모금하면서 얼마나 같잖았을까"라며 "하기야 정치하면서 제 돈 쓰는 사람이 어딨겠냐"고 비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국이가 간절히 바라던 건 코인이었냐"며 "살아온 인생이 보증한다, 남국이는 믿음이다 하더니 진짜 필요한 공직자의 검소함이란 피 같은 국민 세금 아까운 줄 알고 허투루 쓰지 않는 것이지 구멍난 신발 따위 아무 쓸모 없고 중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의 지긋지긋한 서민 코스프레, 가난팔이 이젠 끝내자"며 "유능한 정치인, 실력있는 공직자가 필요하지 내로남국은 이제 필요없다"고도 했다.

실망한 야권 지지층의 반응도 보인다. 이들은 "평소 응원하는 분이고 현재 보도되는 상황이 과도한 건 알지만, 100만원과 60억 괴리감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정말 실망이다. 민주당의 가치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김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이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위선' 이미지를 다시 한번 일깨우자,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제2의 조국'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한국 사회의 정의를 부르짖던 조 교수는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작 자신과 그의 가족은 내로남불·이중성의 화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원 역시 매월 1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전문직' 변호사라는 이미지를 통해 유권자의 감성을 흔드는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국회의원 당선에 성공했을지는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가상화폐 수십억을 보유했단 의혹으로 이중성을 보여주게 됐다.

결국 갓 40대의 나이로 야권에서 세대 바통을 이어받을 정치인으로 부각 중이었던 김 의원은 586 기성 정치인이나 갖고 있던 '위선자'의 상(像)을 제대로 뒤집어쓰게 됐단 평가다. 주머니 속 지갑은 두둑해졌을지 모르지만, 정치적 자산은 오히려 급격히 줄어버린 셈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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