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텍사스 총기난사에 
한인교포 일가족 3명 희생
주말 쇼핑 나섰다가 참변…
사건 발생한 댈러스, 
아시아계 인구 증가율 높아
혐오범죄 가능성 제기

총기 난사 벌어진 텍사스주 앨런 아웃렛. [AFP=연합뉴스]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에 시민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다. [UPI연합]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가운데 한인교포 일가족 3명이 포함돼 교민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7일 주휴스턴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6분께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현장에서 30대 한국계 부부 조규성(38)·강신영(36)씨 부부와 그 자녀인 3세 아이가 총격에 맞아 숨졌다.

현지 한인 매체는 조 씨와 강 씨가 각각 변호사와 치과의사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이들 가족이 지인과 생일파티를 마친 뒤 쇼핑몰을 찾았다가 참변을 당했다고 조 씨 부부 지인의 말을 빌려 공개했다.

이와관련, 미국의 모금·후원 사이트 '고펀드미'는 이들의 영어 이름 실명, 가족사진을 올리며 도움의 손길을 모아달라는 모금운동 페이지를 개설했다. 페이지 작성자는 "우리는 이 가족의 친구들"이라며 "이들을 돕기 위해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주 토요일 규(조규성씨)와 신디(강신영씨), 윌리엄(큰아들), 제임스(작은아들)는 앨런 아웃렛 몰을 방문했다"며 "윌리엄은 나흘 전에 6번째 생일을 축하했고 제임스는 3세로, 그들은 윌리엄이 생일선물로 받은 옷을 다른 사이즈로 교환하기 위해 거기(아울렛)에 갔다"고 설명했다.

미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이 아울렛 앞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총기를 난사해 모두 8명이 숨지고 최소 7명이 다쳤다. 

총격범 역시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앞서 이 쇼핑몰에 다른 신고로 출동해 있던 경찰관이 현장으로 즉시 달려가 교전을 벌인 끝에 범인을 제압했다.

현지 경찰은 범인의 신원을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로 밝혔으며, 현재까지는 그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르시아가 극우주의와 인종주의에 경도된 상태였다는 정황이 점차 드러나고 있어 현지 교민사회의 안전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AP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도시 앨런은 댈러스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져 있는 소도시로 근래 미국 주요 대도시 중 아시아계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앨런의 전체 인구 10만5천명 중 아시아계가 약 19%, 흑인이 10%, 히스패닉이 11%다.

게다가 현지교민들은 앨런 쇼핑몰이 댈러스 등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르시아가 극우주의와 인종주의에 경도된 상태였다는 정황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된 범인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는 옷에 'RWDS'라고 적힌 휘장을 달고 있었다. 

이 문구는 'Right Wing Death Squad'의 약칭으로, 최근 극우 극단주의자들과 백인 우월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문구이다. 

AP통신은 수사 당국이 그가 소셜미디어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와 신나치주의자의 견해에 관심을 표명한 게시물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BC방송은 수사관들이 그가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인종주의와 관련된 수백 개의 게시물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2019년 텍사스 엘패소 월마트 매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23명을 사망케 한 범인 패트릭 크루시어스도 앨런에서 살았다며 그는 당시 '히스패닉 침공'을 경고하는 인종차별적인 화면을 온라인에 게시한 뒤 엘패소로 차를 몰고 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했다. 

과거 한인 또는 아시아인이 희생된 미국 내 총기 난사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고 증오범죄로 규정됐으나 여전히 이들을 겨냥한 범죄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021년 3월 16일에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백인 총격범이 스파 2곳 등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이 숨졌다. 희생자 8명 가운데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고 이 중 4명이 한인이었다.

한편 텍사스주의 주휴스턴 대한민국 총영사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텍사스주에는 한인이 14만6000여명, 댈러스와 그 근교 지역에는 3만7383명이 살고 있다.

댈러스 지역의 한인 중에는 의사, 에너지 전문가 등 전문직들이 상당수 거주하며 청소업과 건물 임대업 등의 사업으로 성공한 한인들도 다수 있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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