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태블릿은 진실 밝혀가는 과정...비판에 재갈물려서야"
이병태 "책과 동영상 다 공개돼 있는데 증거인멸 어떻게 해?"
윤서인 "이제 마음에 안들면 명예훼손으로 감방 가두는 시대"
차기환 "검찰의 이런 폭거에는 다같이 비판해야"
나치시대 만행 침묵했던 독일 신학자 고백 다시 주목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인터넷언론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고문(44)이 손석희 JTBC사장과 JTBC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30일 새벽 구속되자 검찰과 법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변 대표는 때로 '너무 튀는 성격'과 '잇단 내부 총질'로 우파 진영 내에서도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이번 구속 결정의 부당성에 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와 함께 손석희 사장을 중심으로 JTBC가 보도한 태블릿 PC와 관련해 입수 경위와 내용 과장 의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이나 세월호 침몰 사고, 천안함 폭침 사건 등에서 쏟아진 수많은 거짓-선동 보도와 명예훼손 행위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내팽개친 것과 대비해 검찰 수사의 형평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변희재가 구속됐다. 그동안 걸어온 길은 서로 달랐지만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며 “최순실 태블릿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는 게 죄목이다. 이런식으로 할 거 같으면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한 사람, 유경식당종업원들이 납치됐다고 주장한 사람 다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태블릿은 아직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이다. 진실을 감추고 싶은 자들이 이런 짓을 한다.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검찰, 법원에 양심이란 없다. 오직 정권코드 맞추기만 존재한다. 대검 자료에 의하면 명예훼손사범 중 구속된 사람은 0.08%라고 한다. 0.08%에 들어가는 (변 대표는)‘미운놈’이 된 거다. 내가 이런 검찰 출신이라는 게 부끄럽다”고 전했다.

김 의원 말처럼 대검찰청 '2017년 범죄분석 통계 자료' 중 범죄자 구속·불구속상황'에 따르면, 2016년 명예훼손 범죄자 1만7401명 중에서 구속된 사람은 단 15명이다. 확률로 따지자면 0.086%에 불과한 수치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도 페이스북에 “역시 견(犬)검·판사들”이라며 강도높은 어휘를 동원해 사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이 교수는 “책(손석희의 저주)도 출판되어 있고 동영상 방송도 다 공개돼 있는데 명예훼손의 증거를 어떻게 인멸한다는 말인가? 그렇게 쉽사리 인멸할 수 있는 것이라면 중차대한 범행도 아니라는 말이거나 검찰이 증거도 못 갖고 있다는 이야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도주 가능성? 온 국민이 얼굴을 다 아는 유명인사가 도주를? 007영화 찍냐?”고 검찰이 제시한 구속 사유를 조롱했다.

이 교수는 “태블릿PC라는 증거물이 검찰이 아니라 방송사가 먼저 손을 댔다는 것은 조작 이전에 재판의 증거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충분한 논란의 대상이다. 변 대표는 자신의 판단을 이야기했고 그보다 훨씬 막강한 매체를 통해 손석희는 반론을 충분히 했다. 그러면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하는 것이지 무슨 명예가 훼손된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만화가 윤서인 작가도 변 대표의 구속을 전해 듣고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제는 마음에 안드는 놈은 명예훼손 만으로도 감방에 가둬버리는 시대구나. 나도 조만간 저런 꼴 당하겠지. 만화 그리기가 점점 더 무서워진다”며 “표현의 자유나 민주주의를 말 할 자격도 없는 자들의 독재 광풍시대를 살고 있다”고 전했다.

윤 작가는 이날 다시 페이스북에 “자유총연맹(자총)에 연재 중이던 <자유 1+1>만화가 연맹측 통보에 의해 연재 중단됐습니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자총은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기이자 가까운 친구로 알려진 박종환 전 충북경찰청장을 신임 총재로 선임한 바 있다. 앞서 이세창 전 자총 총재권한대행은 지난달 5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이 박 전 총장을 총재로 앉히려고 지속적인 외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차기환 변호사
차기환 변호사

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연대 차기환 변호사는 앞서 29일 페이스북에 "변희재 대표가 우익 진영의 인사들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었다고 하여도 검찰의 이런 폭거에 대하여는 다같이 비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변호사는 "검찰의 이런 수사권 행사에 대해 침묵하면 다음 상대는 침묵하는 우리들에게 언제든지 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그건 곧 파시즘 사회로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의 MBC기자도 본인 페이스북에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집회장소(▲2012년 2월 김재철 MBC사장 자택 앞 ▲2017년 9월 김원배 MBC 방문진 이사 교회 앞 ▲2017년 9월 김경민 KBS이사 직장 한양대 앞 ▲2017년 12월 강규형 KBS이사 직장 명지대 앞)등을 나열하며 "변희재 대표만 구속되는 게 말이 되나? 검찰과 법원은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외에도 상당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일제히 '무리한 변희재 구속'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 나치 시대 신학자였던 마르틴 니묄러의 '그들이 내게 왔을 때"라는 글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하는 움직임도 확산됐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그들이 내게 왔을 때-마르틴 니묄러 (독일 신학자)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하고 있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회주의자들을 가둘 때,

나는 잠자코 있었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조에게 왔을 때

나는 항의하지 않았다.

나는 노조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태인에게 왔을 때

나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내게 왔을 때

아무도 항의해 줄 이가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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