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가기 어려워진 시점이 2019년 12월 정도"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의 비화를 밝히며 "타락한 목사와는 같이 갈 수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18일 오전 SBS 라디오에서 '미래통합당 대표 시절 전 목사와 광화문 집회에서 같이 있는 모습들이 많이 연출돼 가까운 사람이 아니냐는 인식이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바를 때는 같이 했고 틀렸다 할 때는 같이 가기 어려워진 것"이라며 "그 시점이 2019년 12월 정도"라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당시 전 목사와 갈라선 계기에 대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할 때 본인하고 상의해 달라고 했다"며 "그분(전광훈)은 본래 당이 다르다. 다른데 우리 당의 공관위원장을 왜 거기하고 상의하느냐. 그래서 말도 안 된다고 대꾸도 안했지만 그런 잘못된 정치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제가 같이 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이전은 사실 같이 저도 도움도 드렸고 도움도 받았지만 이후는 한마디로 말해서 타락했다"며 "타락한 목사와는 같이 갈 수 없게 된 것이고 그 시점부터 제가 같이 못 가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전 대표는 전 목사의 당내 영향력에 대해 "제가 경험한 바로는 전 목사가 큰 영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분이 많은 사람을 데려왔어도 그분 뜻대로 된 게 없다. 누구를 지지해도 되지 않고 본인에 의해 된 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최근 전 목사와 관련해 설화를 일으킨 데 대해선 "전 목사가 처음부터 타락한 게 아니고 중간부터 바뀌었는데 이걸 저는 가까이에서 봤다"며 "김 최고위원은 이런 상황을 다 전체적으로 보지 못했을 테니까 그런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황 전 대표는 지난 14일 YTN 라디오에서도 전 목사와 결별한 이유에 대해 전 목사가 정치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당시 진행자 물음에 황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 오염됐다. 오염된 거짓 정치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속이고 있는 이 부분에 분노하고 결별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전당대회 이후 우리당이 가장 시급했던 일은 극우와의 단절이었는데, 극우세력과 연결고리 역할하는 사람들을 쳐내지 못하고 황교안 전 대표와 똑 같은 길을 가고 있으니 걱정"이라며 "이젠 총선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지도부 리스크가 되어 버렸다"고 개탄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 목사 관련 설화가 터졌을 때부터 홍 시장은 당과 전 목사와 관계 단절, 전 목사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인 김 최고위원 중징계 등을 김 대표에게 강력 요구했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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