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도 예상 못한 孫 불출마 회견후 박종진 후보 공천 확정해 간신히 수습
노원丙 이은 국민의당계-바른정당계 공천권 갈등, 당내 단합 추이 눈길
6·13 지방선거 후보등록 마감시한인 25일까지 서울 송파구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을 놓고 벌어졌던 바른미래당 내홍이 가까스로 봉합됐다. 연이은 공천권 갈등을 겪으며 위기에 이르렀던 당내 화학적 결합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당 인재영입위원장)와 박주선 공동대표 등 옛 국민의당 측 권유를 받고 전날(24일) 송파을 불출마 입장을 뒤집었던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옛 바른정당 '영입인사 1호' 박종진 송파을 예비후보를 지키려는 유승민 공동대표의 반대에 직면해 하루 만에 불출마로 돌아섰다.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당이 겉잡을 수 없는 혼란과 분열의 위기로 치닫고 있어 송파을 재선거 출마 생각을 접는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를 버리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힌 터라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다.
같은 시간 비공개로 진행 중이던 최고위원회의에도 손 위원장이 회견 직전에야 전화로 불출마를 통보하면서 알려졌을 정도라고 한다. 안철수 후보도 비슷한 시간 연락을 받았다.
손 위원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저께 불출마 한다고 이야기했다가 어제 출마한다고 했다가, 오늘 또 불출마라니 웃기죠. 그만큼 제 고민이 깊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오늘 후보등록이 7시간밖에 남지 않았는데 당에서는 고민하고 있고 일부 당 지도부가 사퇴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내부 갈등 양상을 전했다.
이 때문에 유승민 공동대표가 대표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으나, 유 공동대표는 "나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송파을 재선거 예비후보 경선에서 1위를 한 박종진 후보는 전략공천 가능성을 상정해 "바른미래당은 '틀린미래당'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고 유 공동대표는 그를 비호해 왔다.
그러던 중 이날 손 위원장이 불출마 기자회견을 했고, 최고위가 박종진 예비후보 공천을 의결하면서 송파을 '무(無)공천'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합당 주역인 유 공동대표와 안철수 후보가 서울 노원병 공천에 이어 다시 한 번 공개 충돌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지방선거 이후 당의 진로와 운영을 놓고서 재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