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을 올랐던 백마와 김정은의 딸 김주애 소유로 추정되는 백마를 공개했다. 맨 오른쪽이 김정은 백마, 그 뒤가 김주애 소유 추정 백마 2023.2.12 (연합뉴스)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백두산을 올랐던 백마와 김정은의 딸 김주애 소유로 추정되는 백마를 공개했다. 맨 오른쪽이 김정은 백마, 그 뒤가 김주애 소유 추정 백마 2023.2.12 (연합뉴스)

지난 8일 열린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 화면에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가 등장했다.

12일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TV은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있다”며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간다”고 전했다.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는 김정은이 베트남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결렬 8개월만인 2019년 10월 백두산 일대를 타고 달렸던 백마를 일컫는다.

‘사랑하는 자제분’은 김주애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지난 9일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들은 김정은과 함께 전날 열병식에 참석한 김주애를 향해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지칭했고, 리설주보다 앞에 언급했다. 또한 김정은은 지난 7일에도 김주애와 함께 인민군 장병 숙소를 방문했는데, 다음 날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들은 김주애를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격상해 선전했다. 따라서 김주애가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백마를 가지고 있으며, 그의 말이 열병식에 참여했음을 공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정부 고위소식통은 연합뉴스에 “지난해 11월 초 2년 만에 북-러 열차가 운행을 재개하면서 민생물자 대신 김정은 일가와 고위층용 말 수십 마리를 가장 먼저 반입했다”고 했다. 당시 러시아 언론은 고가로 알려진 러시아산 오를로프종 준마가 북한에 우선 반입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김정은이 딸 주애의 우상화에 나선 가운데 북한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개명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9일 RFA에 “어제 정주시 안전부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과에 등록된 여성들을 안전부로 불러내어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며 “내가 사는 인민반에도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12살 여자애가 있었는데, 안전부 주민등록과에서는 여자애 부모를 안전부로 호출해 딸의 이름을 바꾸고 출생증 교체를 강요했다”고 했다.

또한 소식통은 “당국이 ‘주애’라는 이름을 전부 조사하고 개명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최고존엄의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선전되고 있는 딸의 이름이 ‘주애’이기 때문에 동명인을 없애라는 내적 지시가 내려왔다고 안전부 간부가 말해주었다”고 RFA에 설명했다.

이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어제 평성시 안전부에서는 ‘주애’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여성들은 일주일 이내로 이름을 바꾸라는 중앙의 내적 지시를 각 인민반장을 통해 포치하였다”고 했다.

북한당국은 김일성 시대에는 ‘일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김정일 시대에는 ‘정일’이라는 이름을 강제로 바꾸게 했으며 김정은 시대가 출범하자 ‘정은’이라는 동명인을 모두 없애고 수령 신격화를 이어왔다.

소식통은 “최고존엄의 딸 주애가 텔레비죤에서 ‘존귀하신 자제분’에서 ‘존경하는 자제분’이라고 선전되더니 ‘주애’라는 이름마저 일반 주민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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