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판하면 김정은 사망하고 그의 정권도 끝날 것”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미북 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밝힌 후 미 상원의원들은 북한과 협상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미북 회담을 취소하고 다른 경로를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단계적 보상은 안 되며 한번에 타결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22일(현지시간) VOA에 북한과 협상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길을 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라운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미국은 전쟁을 피하고 싶지만 이를 위해선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미국이 원하는 것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북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며 “군사충돌보다는 협상을 시도한다는 데 가치가 있지만 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가 시정되지 않을 경우 군사충돌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라운즈 의원은 또 “북한 비핵화가 단계적 보상을 통해 이뤄지는 점진적 방식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며 “북한 비핵화는 한 번에 타결되는(all-in-one) 방식이 돼야 한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 소속인 팀 케인 민주당 의원도 성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없는 회담엔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상원 외교위 소속인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에 진지하다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말은 고무적이며 진실로 판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이 매번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싶다”며 “김정일과 김일성 모두 공개적으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한 번도 약속을 지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은 김정일과 김일성처럼 매우 노련한 협상가”라며 “협상 전후나 도중에 북한의 태도 변화를 예상해야 한다”고 했다.

상원 외교위 소속 제프 플레이크 민주당 의원은 “자신을 비롯한 많은 의원들이 북한 비핵화 의지에 회의적”이라며 “북한이 지금까지 보인 모든 행동들과 모순되는 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의 하원 의원들은 북한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선호한다면서도 군사 공격 가능성에는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스티브 러셀 공화당 하원의원은 “북한의 오판이 김정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육군 중령 출신으로 하원군사위원회 소속인 러셀 의원은 이날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정은이 다시 한 번 ‘오판의 달인’이 된다면 파괴와 고난이라는 불운한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승리하게 될 것”이라며 “김정은은 사망하고 그의 정권도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 예방법을 발의한 테드 리우 민주당 하원의원은 “북한에 대한 ‘좋은 군사 공격’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군사 공격은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하며 특히 북한 관련 군사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상작전’으로 북한 내 모든 핵무기 제거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셀 의원은 “김정은의 오판 때문에 발생할 군사(공격)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지난 25년 간 약속을 어겨 온 북한이 이제 생존을 원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다른 옵션은 없다”고 반박했다.

리우 의원은 “미 의회가 북한의 검증가능하고 중요한 (비핵화 조치)를 보기 전까지 경제적 압박을 푸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구체적 행동이 아닌 약속과 말, 성명에 제재를 완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러셀 의원은 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며 “미군이 주둔하지 않을 경우 고도의 정보 산업 역량을 갖춘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를 확산시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는 점을 중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역내 불안정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처음부터 이런 문제를 다뤄온 핵심 당사자가 현지에 주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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