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 콜옵션 경시, 2차 감리위서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감리위원회가 이달 안으로 결론을 지을 전망이다. 첫 감리위 이후 미국 바이오젠이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감리위 논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감리위는 이달 안에 논의를 마치고 다음 달 7일로 예정된 증권선물위원회에 심의 결과를 보고할 계획이다. 2차 임시회는 오는 25일 오전9시로 예정돼 있다.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차 임시회에 동시 입장해 의견 진술을 하는 대심제를 진행한다.

지난 17일 열렸던 첫 임시회에서는 금감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외부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이 차례로 의견을 개진했다.

지난달 대심제로 진행된 한라중공업 분식회계 심의의 경우 감리위가 두 차례 열린 뒤 증선위로 안건이 넘어갔다. 그러나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는 국민적 관심이 큰 데다 마침 31일 정례 감리위가 예정돼 있어 한 차례 더 회의를 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달 안으로는 결론을 낼 것으로 점쳐진다. 일부 감리위원은 2차 임시회 참석을 위해 해외일정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은 2차 임시회에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공시와 관계없이 2015년의 분식회계 의혹을 심의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첫 감리위가 끝난 뒤 4시간이 지난 18일 오전7시께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하며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말 이 같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 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바이오젠이 실제로 콜옵션 행사 의지를 밝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 행사가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고도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지금의 콜옵션 행사가 이런 과거 회계처리 변경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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