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올겨울 전력 대란 위기에 처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전력 운영사 수장인 볼로디미르 쿠드리츠키 우크레네르고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원전을 제외한 우크라이나의 거의 모든 대형 발전소와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 30%가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반 시설을 겨냥한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으로 전력 공급의 붕괴가 현실화되는 시점이라면서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방에 전력망 보수에 절실한 예비 부품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쿠드리츠키 CEO는 "이번 공격은 전력 인프라를 노린 역대 최대 공격이라 그 여파가 막대하다"며 "유감스럽게도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그들은 특히 수천만명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파괴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복구 속도가 러시아의 공습으로 전력망이 파괴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미사일 방어시스템의 추가 지원도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쿠드리츠키 CEO는 "최근의 미사일 공격 이전에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만큼 공급하는 것이 우리의 주요 목표였다면, 이제는 전력망의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때"라면서 "고객들이 전기가 너무 오래 끊겨 난방 시스템을 전기와 연결하지 못하면 이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적인 재앙'을 일으키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수도 키이우, 제2 도시 하르키우, 남부 자포리자 등 주요 도시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키이우 35만 가구의 전기가 끊기고, 키이우 지역의 80%에서 물 공급도 중단됐다. 하르키우에서는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고 병원의 전압까지 낮춰야 했다. 자포리자에서도 일부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올겨울 전력난에 대비해 보조배터리와 캠핑용 가스버너, 그리고 목재 땔감을 떼는 난로까지 들여놓기 시작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