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 뛰어든 강용석 변호사의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김소연 변호사가 ‘강용석 변호사가 19억원이 넘는 선거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며 법정 대응을 예고했다. 선거 이후 4달이나 흐른 지금에 와서 소송전을 제기하는 배경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강용석 수석대변인 맡았던 김소연 변호사, 선관위 조사와 맞물려 후원금 반환소송 시작

김 변호사는 19일 SNS를 통해 "강용석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 후원금 반환 소송을 시작한다"면서 "반환 소송 대책 모임을 결성해서 소송 수행을 하려 하니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내달라"고 적었다.

김 변호사가 밝힌 소송의 이유는 ‘속죄하기 위해서’이다. 강 변호사의 선거 후원금 사적 유용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못한 채 후원금 모금에 앞장섰고, 수석대변인 요청을 받아들여 선거를 도와준 부분에 대해 속죄하는 심정이라는 것이다.

김소연 변호사는 '선거를 도와준 부분을 속죄하는 심정'으로 소송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jtbc 화면 캡처]
김소연 변호사는 '선거를 도와준 부분을 속죄하는 심정'으로 소송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진=jtbc 화면 캡처]

경기도지사 선거 이후 강 변호사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던 가운데 선거관리위윈회가 강 변호사의 선거 후원금 집행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자, 강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전을 펼치겠다고 나섰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루만에 모은 후원금 19억 7000만원, 쌈짓돈 쓰듯이 사용?

강 변호사는 국민의힘 후보로 경기도 지사 후보로 나서겠다며 복당을 신청했다가 불허당했다. 이에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후원금 모금에 나섰다. 지난 4월 7일 오후 2시10분부터 8일 오후 2시10분까지 만 24시간만에 19억7000만원을 모았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강 변호사가 이 후원금을 쌈짓돈 쓰듯이 사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 유튜브 방송에서 김 변호사는 “경기도지사 선거에 쓰라고 한 후원금을, 회식비를 그걸로 냅니까”라며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김 변호사가 제기한 유용 의혹은 크게 4가지가 꼽힌다. ▶강 변호사 가족회사인 준컴에 수억원의 선거비용 집행 ▶측근 개인 법인에 수천만원대 용역비 집행 ▶100만원대의 호텔 식대 ▶백화점 이용 후 영수증 분실 등이다.

준컴은 강 변호사의 아내인 윤모씨가 대표를 맡아오다 지난 4월 사임한 업체이다. 선거 당시 강 변호사는 준컴에 선거 공약 이벤트 진행과 홍보 광고 등을 맡겼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상 준컴의 사업 영역은 정치 컨설팅이나 이벤트 진행, 홍보 등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강 후보는 전문성이 없는 준컴에 5억5천만원이나 주면서 선거 관련 업무를 맡겼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사 자신이 주요 출연자이자 경영진인 ‘가로세로연구소’와 그 관계사에도 선거 영상 제작비용으로 2억75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유용 의혹에 대해 김 변호사는 “후원자들의 법률 대리인을 직접 맡아 후원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반드시 강 변호사가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입장이다. 김 변호사는 “미슐랭 가이드 미식회를 찍다시피 했다”는 말로, 강 변호사의 유용 의혹을 직격하기도 했다.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강용석 변호사의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김소연 변호사는 19일 '강용석의 선거 후원금 반환 소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강용석 후보의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김소연 변호사는 19일 '강용석의 선거 후원금 반환 소송을 시작한다'고 밝히며, 4가지 유용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정치자금 사적 유용 입증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형

만약 강 변호사의 이런 사적 유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행 정치자금법 2조 3항에 따르면 정치자금은 정치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로만 지출해야 하며, 사적 경비로 지출하거나 부정한 용도로 지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정치자금법 47조는 2조 3항 규정을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11일에도 지방선거 당시 강용석 캠프에서 선거법 위반 행위가 벌어졌다며 구체적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목K가 강용석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일하면서 목K 법인사업자(조경 사업) 명의로 5500만 원의 용역비를 받고, 강용석 가족 회사인 준컴으로부터 팰리세이드 자동차도 제공받았다는 사실을 강용석을 수행한 이모 차장, 목K에게서 들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가 지목한 ‘목K’는 가로세로연구소에서 자주 출연한 유튜버로, 선거 당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냈던 권유 씨를 지칭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변호사는 “공익을 위해 양심상 밝힌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선관위에서 조사를 요청하면 서면진술할 용의가 있으며 일부 녹음파일, 카톡 증거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목K 스튜디오에서 목K와 방송 준비를 하던 중 강용석 변호사가 목K에게 전화를 걸어 경기도 출입기자와 목K가 식사를 하는 일정을 조율하며 '서랍에 2천 만원 넣어뒀으니 사용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김 변호사가 소송전을 예고한 SNS 글에는 많은 응원글이 올라와 있다. 사기꾼의 가짜 눈물쇼에 속아 3년간 물심양면으로 도운 데 대해 자괴감이 든다는 내용부터, 후원했던 걸 무척 후회하고 있었는데 방법을 알려달라는 등의 내용이다.

지난 8월 뉴스타파는 '강용석 변호사가 가로세로연구소에도 선거 영상 제작비용으로 2억5천만원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jtbc 화면 캡처]
지난 8월 뉴스타파는 '강용석 변호사가 가로세로연구소에도 선거 영상 제작비용으로 2억7500만원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jt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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