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으로 처음부터 관계 설정을 어렵게 만든 것은 이준석 대표였다는 투로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전날 뉴스1·뉴시스·머니투데이 공동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품을 생각은 없나'라는 질문에 "그런 얘기를 누가 했더니 (이 대표가) '내가 달걀이냐, 품게?'라고 하더라. 품다가 또 깨질까봐"라며 웃기만 했다.
정 위원장은 "다만 반추해보면 첫 단계에서 떠오르는 일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되기 전에 처음으로 정계 입문을 선언하는 첫 이벤트 때"라며 "나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정치 데뷔하는 첫 기자회견을 혼자 하게 하는 건 너무 아닌 것 같아서 일일이 30명 정도 의원들에게 연락을 해서 오겠다는 답을 받았었다.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직후였는데 내게 전화가 와서 '그러지 마라. 괜히 위화감을 조성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 대표가) 다음날 서범수 비서실장을 동행하고 의원실을 찾아와서 '의원들 동원을 말라'고 만류하더라. 이 대표가 '거기 나간 의원들 불이익 받는다'고 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더 이상 얘기하지 맙시다'하고 돌려보냈다"며 "이 대표 속마음에 처음부터 윤석열이란 인물이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 이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뿐 아니라 후보 간 경쟁으로 경선 흥행을 일으키려 전력을 다하고 있던 때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들은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아직 입당도 하지 않았던 윤 전 총장의 정계 입문 선언식에 떼로 몰려가 환호했다.
또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은 채 캠프부터 꾸린 상황임에도 속속 캠프에 모여들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경선까지 입당하지 않는다면 캠프에 합류한 분들을 싹 다 징계할 것"이라며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의 공천을 못 받아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 당의 인사가 그를 돕는 행보를 하면 칼같이 제명이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기호 당시 사무총장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은 아직 입당하지 않은 상황으로, 캠프 편성에 참여했다는 건 후보에게 조언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며 "윤 전 총장이 야권이지만, 캠프에 들어가는 건 온당치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배현진 최고위원도 "현역 당협위원장 네 분이 참여해서 많은 우려가 있다"며 "국민이 납득할만한 방향, 당원이 납득할만한 방향으로 조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대위원 인선을 두고 친윤계 색이 강하다는 지적에 정 위원장은 "처음에 최재형·유의동·이용호 의원, 윤희숙 전 의원(에게 연락을 했는데) 본인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고사했다"고 해명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