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덕훈(왼쪽 두번째) 내각총리가 염주군 내중농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2022.8.16
북한 김덕훈(왼쪽 두번째) 내각총리가 염주군 내중농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보도했다. 2022.8.16

북한이 인도에서 20만 포대에 달하는 쌀 수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대규모의 쌀을 들여오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VOA는 최근 입수한 ‘선박 수배 안내문’ 즉 화주가 선박을 찾기 위해 낸 공고에서 북한이 인도산 쌀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박 수배 안내문’에 따르면 화주는 인도 동부 비샤카파트남(Vizag) 항에서 북한 남포로 쌀 1만 톤 운송을 추진 중이다. 쌀은 50kg 포대 단위로 운송되며, 희망 출항일은 9월 25일부터 30일 사이로 안내됐다.

VOA는 “1만 톤의 쌀이 50kg씩 분산될 경우 선박을 통해 운송될 쌀 포대의 수는 약 20만 개에 이른다”며 “쌀 1포대를 일반적으로 북한에서 통용되는 10~20kg 포장 단위로 환산하면 북한이 수입을 추진 중인 쌀의 양은 50만~100만 포대에 달하며, 이는 적지 않은 양의 쌀 수입을 앞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선박 업계 관계자는 이 공고문과 관련해 28일 VOA에 “북한이 일반적으로 소비하는 ‘단립종(short grain)’이 아닌 인도와 파키스탄, 이집트, 베트남, 태국 등에서 생산되는 ‘장립종(long grain)’ 쌀을 수입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출항지인 비샤카파트남항 일대가 9월 말까지 ‘몬순 기간’이라며 “장마가 끝난 시점부터 살을 운송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VOA는 “현재로선 해당 쌀의 수출입을 추진하는 회사나 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일반 회사를 통해 대규모 쌀을 수입하는 정황일 수도 있지만 인도 정부나 국제원조 기구 등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식량 지원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선박 업계 관계자는 VOA에 “북한으로 향하는 인도적 식량 지원품의 경우 대북제재 등 북한 관련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공고문 첫 줄에 ‘세계식량계획(WFP)’과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기구의 이름이 기재된다”며 “하지만 이번 공고문에는 기관명 등이 기재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이 중국이 아닌 제3국에서 쌀을 대규모로 들여오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의 식량난에 따른 움직임인지 주목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분기 보고서(Crop Prospects and Food Situation Quarterly Global Report)’에서 북한을 외부 식량 지원이 필요한 나라로 재지정했다.

FAO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 확산 통제 조치로 경제적 제약이 늘면서 필수 농산물과 인도적 물품 수입이 크게 감소해 북한주민들의 식량 안보 취약성은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4월과 5월 사이 북한의 강수량이 평균 이하를 기록하면서 2022년 작물 수확 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북한은 지난달 중국에서도 많은 양의 쌀을 수입했다. 중국 해관총서의 ‘북중 무역’ 세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7월 한 달간 중국으로부터 미화 515만 5500달러어치, 약 1만 톤의 정미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0월 중국으로부터 779만 달러어치의 쌀을 수입한 이래 월별 수입액으로는 2년 10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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