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ISIS 소장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이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확보하기 위해 원자로를 계속해서 가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고준위 핵폐기물을 다루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중대한 핵 유출 사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2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5MW(메가와트) 원자로 가동 정황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핵무기 제조를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위해 더 많은 플루토늄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며 민간영역에서는 플루토늄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5MW 원자로 운영의 핵심 정황인 냉각수 방류가 관측되고 있고, 원자로를 운영한다는 것은 플루토늄 추출을 위한 중요 단계를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북한이 군사적 목적으로 “핵무기의 핵심 성분인 플루토늄 공급을 늘리기 위해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방사화학실험실(RCL)에서 사용 후 연료봉 처리 또는 향후 재처리 준비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다면 이를 플루토늄 분리를 위한 것”이라며 “현재 북한이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 PUREX(플루토늄-우라늄 추출) 공정은 순수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얻기 위한 핵연료 재처리 과정의 일부”라고 했다.

다만 플루토늄 분리 관련 활동들을 위성사진만으로는 탐지하기 매우 어렵다며, 방사화학실험실에서 발생하는 증기는 고준위 또는 중준위 액체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활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핵 폐기물 처리와 관련해 최근 북한의 영변 핵시설 내 방사능 폐기물 저장 시설로 의심되는 500호 건물 주변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500호 건물 주변에서 최근 계속되는 공사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억제가 어려운 고준위 핵폐기물 저장고에서 폐기물이 새고 있기 때문에 이를 지속적으로 정화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다른 어떤 가능성보다 핵 폐기물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며 “북한은 고준위 핵 폐기물을 다루는 데 능숙하지 못하다”고 했다. 그는 “북한에서 중대한 핵 사고나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플루토늄 생산 관련 움직임은 활발한 데 비해 우라늄 농축 시설에서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위성사진만으로는 우라늄 농축시설의 움직임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며 “몇 달 동안 열 징후를 전혀 볼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나 중대한 개조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지만 정확한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이 무기급 우라늄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북한이 다른 장소에서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 내 또 다른 농축 시설로 알려진 강선 핵시설이나 다른 장소에 분명 핵 농축시설이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제2,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갖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2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촬영된 민간 위성사진을 토대로 관철한 결과 북한 영변 핵시설 내 5MW 원자로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이후 계속 가동 중이라며 북한이 플루토늄 생산을 지속하고 있는 징후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38노스는 5MW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는 핵심 증거로 화력발전소의 연기 방출과 원자로 주변 냉각수 방출이 계속 관찰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원자로 노심의 연료봉을 일부 교체한 뒤 몇 달 뒤 재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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