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당대표 선거 출마가 사실상 확정됐다. 출마 선언일은 오는 17일이 유력하다. 비이재명계는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까지 거론하며 견제에 들어갔다.

14일 야권에 따르면 이 의원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다. 8월 전당대회 후보 등록 마감일인 18일 직전에야 나서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많은 분들의 의견도 청취하고 여러가지 생각들을 해서, 마음의 정리는 됐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제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당대표 경선 출마 여부에 대해 "마음의 정리"를 했고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며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 어떤 개혁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민생이 어려운 지경으로 바뀌고 있고, 국민들의 고통이 큰 상태인데 정치가, 그리고 민주당이 국민들의 더 나은 삶, 고통 없는 더 안전한 삶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게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출마 반대 여론과 관련해선 "당이라고 하는 게 다양한 분들이 모이는 곳이고, 의견이 다른 것은 존중하고 다양성이라고 하는 게 당의 본질이기 때문에 의견의 다름은 시너지의 새로운 재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친이재명(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에서 "이재명을 제외하고는 어떤 분도 당을 통합하고, 독선 독주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며 "이 의원이 결국 나서야만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며, 본인도 그렇게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여론조사상 당선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이 의원 측은 세 과시 논란을 피하기 위해 국회에서 조촐하게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메시지로는 정치 개혁과 민생 경제를 앞세우는 방안이 유력하며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공유되는 공천 불이익 우려 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통합 메시지도 낼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의원들도 통합 메시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의원의 유일한 '러닝메이트'로 꼽히는 박찬대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 출마 선언 뒤 취재진에게 "이 의원의 출마가 거의 확실시되는 시점"이라면서 "(최고위원이 되면) 계파를 나누거나 갈라치기하는 것을 지양하고, 화합과 소통·통합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제 소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이재명계는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거론하기까지 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의 출마를 두고 "배 위에 구멍은 그대로 났는데 일등석 주인만 바뀌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정 당국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의원의) 대장동 사건, 성남FC 사건 등을 검수완박이 완료되는 9월 10일 이전까지 마무리할 것"이라며 "이 리스크를 계속 껴안고 가는 건 위험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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