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제형사재판소 판사들 “김정은, 로마규정의 반인도범죄 10가지 자행...기소 근거 충분”
전 국제형사재판소 판사들 “김정은, 로마규정의 반인도범죄 10가지 자행...기소 근거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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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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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제형사재판소(ICC) 판사들은 북한의 최고지도자 김정은과 정부 관리들을 반인도범죄 혐의로 기소할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하다고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8일 보도했다. 판사들은 북한 구금 시설의 반인도적 범죄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긴급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변호사협회는 27일(현지시간) ‘북한 구금 시설 내 반인도범죄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지난 3월 워싱턴에서 열린 모의재판에 대한 결과를 바탕으로 북한의 구류장과 집결소, 노동단련대 등 구금 시설에서 반인도범죄가 대규모로 자행됐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보고서는 국제형사재판소 재판관을 지낸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 볼프강 숌버그 전 유고슬라비아와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 판사, 실비아 페르난데스 데 구르멘디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 총회 의장, 크메르 루즈 특별재판소 판사를 지낸 실비아 카트라이트 전 뉴질랜드 총독이 구금 시설 출신 탈북민 25명의 증언을 듣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위성자료와 전문가 의견도 반영됐다.

모의재판에서 재판장을 맡았던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보고서를 발표하며 최고지도자 김정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

필레이 전 최고대표는 “김정은이 로마규정에 따른 반인도범죄 11가지 가운데 10가지 반인도 범죄를 자행했다고 결론 내릴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며 “김정은과 그에게 보고하는 자들이 북한 구금시설에서 자행되는 범죄에 대해 알고 있다고 우리는 확신한다”고 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 근거인 로마규정이 반인도범죄로 정의한 11가지 중 인종분리를 제외한 나머지 10가지 즉 살인, 몰살, 노예화, 강제추방, 강제구금, 고문, 성폭행, 정치 종교 인종적 이유로 인한 박해, 강제 실종, 그리고 기타 비인도적 행위가 북한 구금 시설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김정은 외에 조직지도부, 국무위원회, 사회안전성, 국가보위성 관리들도 반인도범죄 혐의로 기소할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볼프강 숌버그 전 국제형사재판소 판사는 이날 발표회에서 “북한의 반인도범죄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일은 아무리 빨리 시작해도 지나침이 없다”며 “범죄는 국가와 인간에 의해 저질저지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들에 의해 저질러진다. 우리는 피해자는 물론 가해자를 파악해야 하며 이런 구체적인 상황에 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그는 “진실이 없으면 정의가 없고,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숌버그 전 판사는 서베를린의 검사와 판사를 지내고, 독일 통일 뒤에는 베를린 법무부 국무부장관을 지냈다.

또한 전 국제형사재판소 판사들은 북한 구금 시설의 반인도범죄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긴급히 모든 필요한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VOA는 전했다.

유엔이 북한의 반인도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나 다른 국제특별법정에 회부하고, 개별 국가들이 ‘보편적 사법권(Universal Jurisdiction)’을 행사해 북한의 반인도범죄를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구금시설에서 반인도범죄를 자행한 책임자들을 겨냥한 맞춤형 제재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사회가 희생자들의 피해를 구제할 계획을 세우고 잔학 행위들을 기록할 것도 제안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고문 역할을 한 데이비드 톨버트 전 유고슬라비아 국제형사재판소 차석 검사는 VOA에 “우리가 놀라울 정도로 많은 양의 반인도범죄 증거를 수집할 수 있었다”며 “북한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유엔이든 아시아 또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국제사회에 행동의 요소를 만들어 내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러한 대규모 인권침해 상황이 계속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고 했다.

VOA는 국제변호사협회가 지난 3월에 있었던 모의재판과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취합한 탈북자 증언을 모아 북한 구금시설 내 반인도범죄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생지옥(A Living Hell)’을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은 구금시설에서 당한 고문과 강제낙태, 구타에 대해 직접 말한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와 공동으로 이번 행사를 주최한 국제변호사협회 마이클 마야 북미주 국장은 VOA에 지난 2017년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조사에 이어 올해 북한 구금시설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것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최종보고서에 대한 후속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마야 국장은 “우리의 목표는 한국사람들 그리고 어쩌면 북한사람들도 이 다큐멘터리를 보게 하는 것”이라며 “그 내용을 볼 때마다 마음이 고통스럽다. 북한인권 문제 해법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하도록 사람들을 움직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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