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대변인 "사상자 없어. 보복공격 감행"
이스라엘, 시리아 내 이란군 시설 '50곳' 맹폭격
"이란군 피해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 걸릴 듯"
네타냐후 총리 "시리아 내 이스라엘 작전제한 없어"

이스라엘-시리아 국경지대에 배치된 이스라엘군 탱크 [예루살렘포스트 캡처]
이스라엘-시리아 국경지대에 배치된 이스라엘군 탱크 [예루살렘포스트 캡처]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 선언으로 시리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영토인 골란고원에 이란에 의한 미사일 공격이 발생했다고 현지 매체 하레츠 등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골란고원에 있는 이스라엘군의 초소들이 이날 오전 0시 10분께 로켓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20여 발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군 대변인인 조너선 콘리쿠스 중령은 골란고원에 주둔하고 있는 이란군 혁명수비대의 정예부대 '쿠드스 군'이 공격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따라 군 방공망을 통해 일부 로켓을 요격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콘리쿠스 중령은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 피해 규모를 집계 중"이라면서 "우리도 (이란을 향해) 보복 공격을 했으나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이날 골란고원에 공습 사이렌이 여러 차례 울려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대신 경제제재에서 풀어주는 이란 핵협정(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직후부터 시리아에서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군은 다음날 시리아에서 '비정상적 활동'(irregular activity)을 감지, 골란고원 공격에 대비하라고 주둔 병력에 지시했고, 이에 따라 골란고원에 주둔하는 이스라엘군은 경계수위를 높였다.

시리아 내전 발발 후 이스라엘 당국이 골란고원에서 방공호를 준비하라고 명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스라엘 언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 대한 반격으로 공군기를 동원해 시리아 내 이란군 시설 수십 곳을 타격했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반격을 받은 표적들은 이란군이 운용하는 정보기지, 병참본부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기타 군 시설 등이다.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에 딸린 무기저장고 등도 이번 공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포스트에 공개된 이스라엘 공군의 시리아 내 이란 군사시설 타격 지점 [예루살렘포스트 캡처]
예루살렘포스트에 공개된 이스라엘 공군의 시리아 내 이란 군사시설 타격 지점 [예루살렘포스트 캡처]

이스라엘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수십 년 만에 이스라엘이 펼친 가장 큰 작전”이라며 “전투기들이 50곳 이상의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밤 파괴한 시설들을 이란이 복구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AFP통신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상공에 전투기가 나타났으며, 폭발음이 들린다고 전했다.

작전에 동원된 이스라엘군 전투기들은 시리아군의 대공(對空) 반격을 받았지만 곧바로 4군데의 방공포대를 파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예루살렘포스트 인터뷰에 “(이번)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그들이 시리아에 주둔하는 숨은 의도를 분명히 보여줬다”며 “이란은 이스라엘의 안전을 위협하고 지역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지속적으로 이란군의 시리아 주둔에 대해 단호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 알 쿼드 부대의 명령권자인 카셈 솔레이마니(Qassem Soleimani-이란 혁명수비대 소장)가 실질적 배후임에도, 시리아 정부 역시 그들 영토에서 일어난 이스라엘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여러 상황에 대비해 높은 준비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 국민의 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모든 군부대에 ‘공격준비태세(preparedness of troops for an attack)’를 지시하고 병력을 이스라엘 북부 다수 지역에 전개한 상황이다.

한편 러시아는 사전에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 정보를 건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레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후 "러시아가 시리아에서의 이스라엘 군사행위를 제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들에게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감안할 때 러시아군과 이스라엘 방위군 간 군사 협력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며 양국의 '핫라인(직통전화)' 내용을 언급했다.

이는 양국의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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