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선거 참패 책임을 어떻게 지게 될지가 관건"

6·1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에 더불어민주당은 초상집 분위기다.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이 유력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전멸이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14곳에서 전승했던 민주당은 불과 4년 만에 정반대의 처지가 됐다. 민주당은 2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를 연다.

민주당 개표상황실은 지상파 방송 3사의 6·1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 적막만 흘렀다. 전라도와 제주를 제외한 10곳에서 국민의힘이 앞서고 나머지 접전지 3곳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뒤진다는 결과가 나오자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거나 고개를 뒤로 젖히며 크게 실망한 표정을 보였다.

이 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선에서 앞선다는 발표에도 개표상황실은 조용했다.

박 위원장은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출구조사 결과를 응시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지도부는 말없이 방송을 보다가 하나둘씩 자리를 떴다. 윤 위원장과 잠시 귓속말을 나눈 이 위원장은 오후 7시 40분께 가장 먼저 상황실을 떠났다. 이 위원장은 취재진으로부터 출구조사를 본 소감과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일절 답을 하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투표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고, 개표를 계속 지켜보겠다"라며 자리를 옮겼고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종 결과가 나오면 당 차원에서 지도부가 상의해 입장을 내지 않겠나"라며 차에 몸을 실었다. 박 위원장은 오후 7시 55분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안 좋게 나왔다.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자리를 옮겼다.

오후 8시 30분 민주당 상황실은 일부 당직자들과 취재진만 남고 텅 비었다.

민주당은 다음날 오전 10시 비공개 회의에서 6·1 지방선거 이후 당의 수습 방향을 논의한다. 밤새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거취 정리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출구조사 결과가 현실화되면 지도부 총사퇴가 불가피하다.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는 원내 지도부가 당 운영을 총괄한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당 대선후보가 선거에서 지고 바로 뒤에 험지도 아닌 텃밭에 나가 동료들 다 죽고 혼자 생존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선당후사 정신으로 어쩔 수 없이 출마하는 것이라면서 총괄선대위원장까지 맡았는데 이번 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지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계를 제외한 비이재명계 간 합종연횡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친문계는 누굴 내세워야 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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