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양산 사저 앞 시위대를 비난하며 올린 SNS 글이 화제다. 격앙된 내용의 글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친문의 냉정함을 반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5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집회, 1인 시위에 항의하는 마을주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집회, 1인 시위에 항의하는 마을주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수 진영의 양산 사저 시위에도 친문 진영은 반응 없어

다혜씨는 지난 28일 "나설 명분 있는 사람이 자식 외에 없을 것 같았다"면서 "더는 참을 이유가 없다. 이제 부모님을 내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지만, 다혜씨는 그 글을 통해 오히려 친문 진영을 향해 도와달라는 구조 신호를 보낸 것으로 관측된다. 양산 사저 앞에서 계속되는 보수 진영의 시위에도 불구, 친문 진영에서는 아무런 대응이나 대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본지 보도를 통해 알려진 다혜씨의 글 내용을 통해, 다혜씨가 굉장히 흥분하고 감정이 격해진 상태임을 알 수 있다. (▶펜앤드마이크 5월 29일자 ‘태국 다녀와 靑 입주했던 문재인 딸, 사저 앞 시위대에 "들이받고 싶다"’ 제하 보도 참조). 다혜씨는 시위대를 향해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라며 "증오와 쌍욕만을 배설하듯 외친다"고 비난했다.

다혜씨의 이런 반응은 지난 25일 모 언론사가 “지금은 (제가) 나설 때가 아닌 것 같다”는 다혜씨의 발언을 보도한 것과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혜씨는 ‘다다프로젝트’의 대표로서,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문 전 대통령의 퇴임을 기념해 마련된 헌정 전시회 ‘문 라이즈 데이(Moon Rise Day)’에서 전시기획자로 활약했다. 전시 기간 동안 전시회를 찾아간 모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을 다혜씨가 거절한 것이다.

'문 라이즈 데이(Moon Rise Day)展' 포스터.
'문 라이즈 데이(Moon Rise Day)展' 포스터.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던 당시의 태도에 비하면, ‘부모님을 내가 지키겠다’고 나선 것은 확연히 달라진 평산마을의 기류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탁현민과 친문 인사들은 어디 가고 문다혜가 고군분투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혜씨가 헌정 전시회를 기획한 것에 대해서도 “탁현민은 어디 가고, 다혜씨가 기획을 했을까?”라며 의문부호가 찍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친문이 무너진 증거”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더욱이 탁 전 비서관은 현재 북한 현송월에게 야간 열병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문 전 대통령 헌정 전시회에 마음을 쓸 여유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게다가 문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평산마을 사저 앞의 시위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지만, 친문 진영 어디에서도 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맞장구를 치는 사람이 없었다. 문 전 대통령은 내심 누군가 ‘1인 시위’라도 나서서, 자신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평산마을 사저 앞 시위에 대해 '평산마을 주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지난 1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평산마을 사저 앞 시위에 대해 '평산마을 주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앞장서서 나팔을 불어대던 김어준이나 유시민 작가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친문 진영의 태도를 통해, 현재 문 전 대통령이 ‘고립무원’ 상태에 놓여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수 사면 안한 문재인의 자승자박?...친문 진영 냉기류

문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에도 친문 진영으로부터 공식 호응이 없자, 다혜씨가 “부모님을 지키겠다”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친문 진영이 이렇게 돌변한 데는 ‘자승자박’ 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친문 진영의 고위 관계자는 “문 전 대통령이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사면하지 않은 데 대해서, 친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가 문 전 대통령의 당선에 1등 공신이었다는 점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문 전 대통령은 친문 진영의 ‘김경수 사면 건의’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부겸 전 총리는 김 전 지사 사면을 3번씩 건의했다고 알려진다. 김 전 지사의 부인 김정순씨 역시 ‘먹고 살기 위해’ 적극적으로 구명에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냉정하게 외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냉정하고 의리가 없다는 것이 친문 진영의 평가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감일인 지난해 7월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참모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김정순 씨. [사진=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감일인 지난해 7월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참모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부인 김정순 씨. [사진=연합뉴스]

주변 챙기지 않은 문 대통령이 뿌린 대로 거둬?

민주당의 고위 관계자 중에는 문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성정을 비교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끝까지 사람을 챙겼고, 의리와 정이 넘치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인간 노무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김해 봉하마을은 추모객과 지지자와 정치인으로 늘 붐비지만, 양산 평산마을 사저는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폐족 위기’에 놓였던 민주당이 부활했다는 측면에서, 민주당 관계자들에게는 봉하마을이 성지가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은 주변의 사람들에게 등을 돌린 경우가 많았고, 결국 뿌린 대로 거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숙의 눈밖에 난 양정철은 문재인 정부 기간 내내 권력 외곽만 떠돌아

특히 3철 중의 한 명인 양정철과의 관계는 문 전 대통령의 성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양씨는 문 전 대통령의 취임 초기에 ‘총무비서관’으로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런데 김정숙 여사와의 불화로 인해 끝까지 기용되지 않았던 ‘비운의 정치인’이다.

양씨가 김 여사에 대해서 “제발 나대지 말게 하라”고 한 발언이, 김 여사에게 알려지면서 김 여사의 노여움을 산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일로 인해 문 전 대통령은 양씨에게 끝까지 곁을 내주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탄생에 크게 기여한 양씨였지만, 외국으로 떠돌다가 끝내 권력의 단맛을 맛보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냉정하고 의리없는 문 전 대통령이기에 친문은 구심점을 잃을 수밖에 없었고, 친문 그룹은 차기 대권 주자가 없는 상태로 와해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님을 지켜야겠다고 외치는 다혜씨의 호소에도 아무런 호응이 없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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