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대를 비난했다. 다혜 씨는 남편과 자녀를 데리고 태국으로 이주했다가 귀국해 청와대에서 부모와 함께 살았다. 전례를 찾기 힘든 대통령 가족의 청와대 이용으로 거센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다.

다혜 씨는 전날 트위터에서 "확인하고 싶었다. (시위대에) 들이받을 생각하고 왔다"며 "나설 명분 있는 사람이 자식 외에 없을 것 같았다"고 했다. 이어 "'구치소라도 함께 들어가면 그 사이라도 조용하겠지'라는 심정으로 가열차게 내려왔는데 현실은 참담과 무력. 수적으로 열세"라며 "집안에 갇힌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다.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드"라고 했다.

다혜 씨는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라며 "증오와 쌍욕만을 배설하듯 외친다"고 했다.

다혜 씨는 "개인으로 조용히 살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묵묵부답 견뎌내는 것은 여태까지 정말 잘했다"며 "더는 참을 이유가 없다. 이제 부모님을 내가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0일부터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로 귀향해 사저에 머물고 있다. 다혜 씨는 지난 27일 처음 트위터 계정을 개설해 문 전 대통령 근황을 공개했다. 트위터 소개창에는 '슬하에 있길 즐기는 REAL딸♡ 아버지를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자칭 문파 1호'라고 적혔다.

부모 슬하에 있길 즐기는 딸이자 자칭 문파 1호인 다혜 씨는 일부 유튜버 등이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데 대해 분노하며 "들이받을 생각하고 왔다" "'구치소라도 함께 들어가면 그 사이라도 조용하겠지'라는 심정"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11월 '다혜 씨가 지난해 말 태국에서 입국한 후 1년 가까이 자녀와 함께 청와대 관저에서 지내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당시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집무와 주거, 외빈 접견 등을 위해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청와대에, 미성년자도 아닌 대통령의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라며 "문 대통령은 2020년 12월 말 기준 재산 내역을 신고하면서 다혜 씨와 그 아들의 재산 내역에 대해 '독립생계 유지'를 명목으로 고지거부했다. 26번에 달하는 부동산 대책을 쏟아내며 국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은 이 정권이지만, 정작 대통령 가족조차 얻은 해답은 '부모찬스'였던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청와대는 자세한 경위를 밝힐 수 없다면서도 법령 등을 위반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언제부터 부모 자식이 함께 사는 것이 찬스가 되었냐"며 "하다 하다 이제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조차 트집을 잡는다"고 반발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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