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가 형사사건의 피고인이 자기변호 하는 자리로 변질될 수 있어"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지난달 13일 친여 성향의 유튜브 채널 '이동형TV' 생방송에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출연했다. 최 의원은 조국 일가 근황을 언급하며 "내 인생을 걸고 지켜주고 싶다"고 눈물을 보였다. [유튜브 캡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사위 인사 청문위원으로 참여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민주당 측에서 다수결 논리를 앞세워 거부했다. 최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연루된 '권언유착 사건'(채널A 사건)으로 검찰에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는 중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후보 인사청문회 의사진행발언에서 "오늘 이 자리에 청문위원으로 참석하는 게 대단히 부적절한 분이 있다"며 "통칭 채널A, 권언유착 사건을 사실상 만든 민주당 의원"이라고 했다.

이어 "이 사람은 명예훼손으로 기소돼 재판 중이며, 이 사건의 피고인"이라면서 "피고인이 후보자를 청문한다는 것은 굉장히 부적절하고, 청문회가 형사 사건의 피고인이 자기변호를 하는 자리로 변질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최강욱 의원이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의 명예훼손으로 기소됐으며, 이런 최 의원이 여권에서 이 사건을 '검언유착' 사건이라며 의혹을 부풀리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한 후보자를 청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조 의원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장관 후보자와 직접인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이는 청문회에 참여할 수 없다"며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사적 원한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자격이 있는지를 논의해 적절한 조치를 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저는) 공직 후보자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지 않다"며 "한 후보자와 저는 검사와 피고인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맞섰다.

검수완박 졸속 처리를 위해 민주당을 위장 탈당했다 도로 복당 얘기가 나오는 민형배 의원도 "피의자가 청문위원으로 참여할 자격이 있느냐인데, 그렇게 따지면 한동훈 후보자도 피의자"라며 "그리고 후보자로 지정된 이후에도 (한 후보자는) 고발을 여러 건 당했다"고 가세했다.

민주당 소속인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최 의원에 대한) 제척 의결은, 위원회에서 다수가 제척해야 한다고 했을 때 의결을 해 (청문위원의) 참여를 배제하는 절차"라며 "다수가 의결에 반대하고 있어 의결 절차를 밟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청문위원들은 최강욱 의원을 한 후보자의 청문회에서 제척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나 다수결을 앞세운 민주당의 현실적 벽에 가로막혔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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