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희생자들의 영상이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상영된 가운데서도 중국은 여전히 러시아를 감쌌다. 성급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원인 검증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안보리에서 화상 연설을 한 뒤 이 영상을 소개하며 "러시아군은 민간인의 팔다리를 자르고 목을 베었다"라고 말했다. 안보리 이사국 외교관들은 러시아군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비유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했고 박수로 격려를 보냈다.

하지만 장준 주유엔 중국대사는 우크라이나 각지에서 희생된 민간인들의 모습이 담긴 90초 분량의 연설을 본 뒤 "성급하게 비난을 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부차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의 영상과 기사는 아주 끔찍하다"면서도 "사건의 전후 상황과 정확한 사건의 원인에 대한 검증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끝까지 러시아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사실에 근거한 비판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대사는 부차의 민간인 시신과 관련해 "러시아군이 철수한 직후에는 아무런 시신도 없었다"며 조작설을 주장했다. 중국의 이날 입장은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희생 영상은 조작된 것이라는 러시아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장 대사는 서방 국가들의 대러 제재가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면서 속히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대척점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서로 밀월관계를 맺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은 겉으론 거리를 두는 듯 연출하고 있지만 실제론 러시아를 지지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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