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차기 정부를 이끌어 갈 인사들의 면면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때부터 윤석열 캠프는 ‘친 이명박(MB)계’가 ‘윤핵관’을 구성할 정도로 주류였고, 인수위의 면면 또한 안철수 위원장을 빼면 장재원, 권영세, 권성동에 원희룡까지 친이계 정치인들이 윤석열 차기 대통령을 에워싸는 모양새다.

여기에 경제나 외교 안보분야 전문가들까지 이명박 정부 시절 관료출신들이 많다 보니, 좌파 매체들은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정부 시즌2’가 된 것 아니냐고 비아냥대고 있다.

‘친이’ ‘MB계’는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이 격돌했던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명박을 지지했던 그룹으로부터 시작됐다. 정치인 뿐 아니라 언론, 시민단체 출신으로 이명박을 지지하고 정권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거나 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특징이 있다.

친이계의 대부, 이재오처럼 운동권 출신이지만, 고향 등의 문제로 김대중이 아닌 김영삼을 선택한 정치인, 과거 박정희 반대시위를 했던 언론계 출신들이 박근혜 편에 설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당장 이명박 본인부터가 대학시절, 고려대 학생회 간부로 박정희 정권의 한일회담 반대 시위를 하다가 옥고를 치른 것에 적지않은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대통령으로서 이명박과 그 주변의 이런 특성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좌파진영의 대규모 공세인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그대로 나타났다.

반미투쟁이 본질이었던 좌파들의 대규모 광화문시위에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시위대가 부르는 아침이슬을 따라 부르며...”어쩌고 저쩌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청와대 논평이 나왔다. 우리도 한때 운동권 출신이었고, 아침이슬은 부를 줄 안다는 얘기였을까?

그는 대선 역사상 최다 표차이로 압승이 예상됐던 만큼 당선을 위해서라면 그럴 필요가 없었지만 후보때 전 재산 400억여원의 기부를 약속했고, 대통령이 되자 실천했다. 그리고는 막상 퇴임이 임박해서는 퇴임 후에 살 내곡동 사저 건축비용 수십억원을 청와대 예산에서 전용했다는 시비에 휘말렸다.

한국 좌파들의 주류는 주사파, 북한정권과 이심전심(以心傳心) 관계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내 좌파들과 북한에까지 대통령 이명박과 대한민국 자유민주 세력이 종이호랑이, 졸지에 호구가 된 것은 2010년 11월 23일 발생한 연평도 포격사건이다.

북한이 대한민국의 영토인 연평도에 수백발의 포격을 퍼부었음에도 불구, 전쟁이 두려워 도발원점인 해당지역 북한군 지휘부는 타격하지 못하고 연평도에 있는 포 몇문으로 대응사격을 하는데 그쳤다.

나중에 미국, 즉 주한미군 사령부가 만류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이유로 드러났지만 미국이야 말로 그런 공격을 당했다면 참았을 나라인가? 더구나 그해 초 천안함이 북한군의 어뢰공격으로 침몰, 수 많은 사상자를 낸 상황이었다.

연평도 사건 후, 심지어 미국내 외교 안보 및 한반도문제 전문가들 조차 이명박 정부의 물렁한 대응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백악관이나 주한미군이 아무 준비도 없이 한반도의 초긴장 상황에 휘말리는 것을 원할리도 없거니와, 평양을 포격하지 않는 한 북한도 전쟁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문제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측이 서로 떠넘기기를 하면서 16일로 예정됐던 청와대 회동이 무산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금 당하고 있는 치욕은 본인 및 그 주변 사람들의 나이브한 속성 때문에 잉태되고 예고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겠다는 공정과 상식이 냉혹한 현실을 무시하고,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적당한 타협으로 흐르면 그야말로 ‘이명박 시즌2 ’가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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