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청장 탈락후보 "전략공천 철회하고 경선시켜달라"...“이게 정당이냐. 이게 촛불정치, 민주당이냐”
“당 (생활) 30년 했는데...이럴 수는 없어, XX놈의 당"..."당원들 죽이는 쓰레기 같은 전략공천"
앞서 30일, 서울 중랑구청장 공천탈락 후보 “23년 동안 당에 헌신한 나는 뭐냐”며 커터칼 자해 시도

더불어민주당의 기초단체장 공천잡음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대표실에서는 중구청장 공천에서 탈락한 김태균‧김찬곤 예비후보가 기습 항의 시위를 벌이며 소동이 벌어졌다.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6·13 지방선거 서울 중구청장 후보로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을 전략 공천한 데 대한 항의 표시였다.
 

김태균 후보는 ‘전량공천 철회하라’라고 쓰여진 종이 피켓을 들고 기습 항의 시위를 시작했으나 이내 곧바로 민주당 당직자들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이끌려나왔다.

그 과정에서 그는 “내가 칼부림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종이만) 들고 서 있겠다는데…. 밀실공천이 민주당의 정치냐”며 큰 소리를 냈다. 또한 “밀실공천 없애달라. 전략공천 철회하고 경선시켜 달라”고 주장하며 “이게 정당이냐. 이게 촛불정치, 민주당이냐”고도 소리쳤다.

회의장 밖에서도 두 예비후보는 항의를 멈추지 않았다. 두 예비후보는 당 대표실 앞 복도에서 “내가 당 (생활을) 30년 했는데, 왜 이래. 이게 당이냐. 내가 1년을 준비했는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당직자에게 끌려가는 상황에서 “이럴수는 없어, XX놈의 당” “어떤 XX를”이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어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을 죽이는 쓰레기 같은 전략공천"이라며 "구태로 돌아가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으며,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가장 공정해야 할 공천심사가 역대 최악의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찬곤‧김태균 중구청장 예비후보 (사진=김태균 후보 페이스북)

앞서 지난달 30일엔 성백진 중랑구청장 예비후보가 전략공천 발표 당일 민주당 대표실에서 커터칼까지 꺼내 자해를 시도하며 “23년 동안 당에 헌신한 나는 뭐냐”고 소리치다가 제지당한 일도 있었다. 성 후보는 이날 오후에도 여의도 당사 앞에서 반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전략공천이 확정된 이들 두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곳곳의 기초단체장 공천을 놓고 크고 작은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당내에선 성남시장 후보에 전략공천된 은수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이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차량 유지비와 운전기사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린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모지인 서울 강남구의 경우에도 아직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가운데 여선웅 등 기존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최성 고양시장, 유영록 김포시장, 오수봉 하남시장, 김성제 의왕시장 등 현역 시장이 무더기 공천 탈락한 상황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추 대표 주재로 별도 회의를 열고 공천 상황 전반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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