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의 파업 관련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차 노조의 파업 관련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자동차 임단협 협상이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9개월간 10회에 걸쳐 이어진 파업에 종지부를 찍을 줄 알았던 기대가 허물어진 것이다. 임단협 협상이 해를 넘기게 된 것은 노조 창립이래 처음이다.

현대차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4천883원 인상 및 전년도 순이익의 30%를 성과금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임단협 협상이 해를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 위에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19일 37차 임단협 본교섭에서 ▲기본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과 격려금 300% + 280만원 지급의 내용을 담은 합의안을 도출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이 지난해 12월 22일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현대차 노조 투표자 4만5008명(투표율 88.4%) 가운데 2만2611명(50.2%)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된 것이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파업을 해온 현대차 노조에 대해서는 노동계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현대차 협력사들도 생산라인을 멈추는 파업을 벌여온 현대차 노조를 비판하고 나섰다. 협력사 단체는 작년 12월 현대차 파업 당시 "파국을 향한 걸음을 멈춰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는 협력사들은 "여러분보다 더 힘든 여건에서 살아가는 노동자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서라도 파업을 중단하고 정상적인 조업 속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뤄달라"며 "현대차 파업에 따른 조업 차질은 협력사에게는 경영 차질로 이어지고 있고 파업의 장기화는 협력사 존립까지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울산, 경주에만 43개, 전국에는 330개 이상이 있다. 현대차 노조원인 4만 4700명보다 약 10배인 40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현대차 협력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으로 일으킨 피해는 사용자는 물론 동료 노동자의 생존권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협력사인 '아진카인텍'의 서중호 대표는 "협력사 손실액은 현대차 손실액의 최소 2~3배 이상으로 이는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지난 수년동안 현대차 노조를 지켜본 중소 협력사 노동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하락해 판매 실적이 악화되는 현실에서 위기를 느끼고 있지만 노조는 지속적으로 파업하며 사측에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과 순이익의 30%를 성과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해 왔다.

노조는 회사의 성공에 기여하고 있는 노동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라고 주장하지만 현대차의 실적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작년 7월부터는 SK하이닉스에게 밀려 삼성전자에 이은 부동의 2위 자리도 헌납하고 말았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소식지를 통해 "위기는 무능한 경영으로 자초된 것"이라며 "회사가 어려우면 한전부지를 매각하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2012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고 2016년에는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그 해 현대차 노조는 7월부터 3개월간 24회 파업으로 사측 추산 총 3조 1000억 원의 손실액이 발생했다.

현대차의 2016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3조 1042억 원 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노조의 3개월 간의 파업은 6개월치 영업이익에 버금가는 손실을 일으킨 것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파업으로 경쟁사들에 비해 낮다.

임금과 생산성이 반영되는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 미국 포드 등에 비해 낮다. 현대차 울산공장 근로자 평균 연봉은 9311만원(회사측 추산)으로 도요타(7961만원), 폭스바겐의 (7841만원), 포드(8261만원)에 비해 높다. 생산성을 측정하는 HPV(자동차 1대 생산에 걸리는 시간)에서는 도요타, 폭스바겐, 포드보다 더 많이 걸렸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31년간 총 437회 파업을 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kie.com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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